2025년 10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는 법제사법위원회의 수도권 법원 국정감사가 열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우두머리혐의 사건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이름이 여러 차례 오르내린 가운데, 이날 출석한 고위법관들은 올해 3월 윤 전 대통령이 석방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지귀연 계산법’을 두고 “일반적이지 않은 해석”이라고 봤다.
오민석 서울중앙지법원장은 ‘날’로 계산하던 구속 기간을 ‘시간’으로 계산한 적이 없다고 했고, 차영민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도 “통상 관행은 재판부가 판단하지만, 날로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귀연 부장판사의 잘못된 법 적용으로 인한 국민의 기본권 침해에 대해 무슨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나”라는 물음에 오민석 법원장은 “검찰이 즉시항고로 다퉜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심우정 당시 검찰총장은 수사팀의 강한 반발에도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윤석열 전 대통령 석방을 지휘했다.
국감에서는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 관련 사실 관계도 추가로 드러났다. 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2023년 8월, 현직 변호사 후배들과 술을 곁들인 저녁식사를 함께 한 뒤 2차로 술자리를 가졌다. 해당 의혹을 감사한 최진수 대법원 윤리감사관은 “동석자들의 카드 내역을 제출받아 확인했다”라며 2차 술자리 비용이 170만 원이 나왔다고 밝혔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술만 마셨는데 170만 원이 나올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김용민 의원은 “지귀연 부장판사는 술을 한두 잔 마셨다고 했다”라며 “술값을 얼마로 계산했나. 동석자 두 명만 여성 접객원을 불러 술을 마셨는데, 170만 원이 나올 수 있는지 확인한 건가”라고 물었다.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은 지귀연. ⓒ유튜브 채널 ‘JTBC News’
최진수 감사관은 “해당 술집에서 술 한 병이 얼마인지 그런 부분을 저희는 파악할 수 없었다”라며 입을 열었다. 이어 최 감사관은 “170만 원 부분을 아무리 넓게 인정을 해도 직무관련성이 없는 경우 1인당 접대 비용이 100만 원 이하에 포섭돼 징계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라고 덧붙였다.
청탁금지법 규정에 따르면 직무관련성과 관계없이 접대 비용이 1인당 100만 원을 초과해야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것. 최진수 감사관은 “세 명 당사자의 진술이 지금은 일치하고 있다”라면서도 “진짜 맞는지는 수사권을 가진 수사기관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잠정적 결론을 내린 상태”라고 전했다.
민주당 측은 지귀연 부장판사의 룸살롱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 술집이 여성 접객원이 있는 유흥주점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관련자를 조사한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귀연 부장판사는 주문한 술 1병이 나오고 한두 잔 정도 마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먼저 일어났다”라며 “지 부장판사가 있을 땐 여성 종업원이 동석한 사실이 없다”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한편 검사 출신인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이 의혹과 관련해 “룸살롱이라는 장소적 특성 때문에 성 접대, 그것도 실정법 위반”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김기표 의원은 “그냥 단순히 접대를 받으면 이른바 김영란법 위반이고, 직무 관련자한테 받으면 뇌물”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굉장히 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