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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종전협상에 ‘활로’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사흘 앞으로 다가온 미중 정상회담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더욱 초조하게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방문 전 전쟁종식’을 공언해 왔지만, 이란 쪽이 보내온 종전안을 두고 크게 화를 냈다. 이란전쟁이 불안한 휴전을 이어가면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은 ‘전쟁 중재’라는 협상 카드 하나를 더 쥐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미국 전쟁 종전협상 '출구' 안 보인다 :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더욱 초조해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AP통신=연합뉴스

10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의 종전제안에 관한 답변에서 앞으로 2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핵시설을 해체하라는 미국의 요구 사항을 거부했다.

이란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우라늄 일부를 희석하고, 나머지는 제3국으로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은 이란에 고농축 우라늄 전체를 반납할 것으로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하고 다른 대안을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10일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답변은 수용 불가능한 내용이다"며 "마음에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전쟁 종전협상이 4월8일 휴전 이후 이날까지 한 달을 넘겼지만, 뚜렷한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5월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여는데, 누차 공언했던 '방중 전 종전'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착상태 빠진 이란전쟁 종전협상 : 중국 시진핑이 웃는다

이란 미국 전쟁 종전협상 '출구' 안 보인다 :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더욱 초조해지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1월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란전쟁 종전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가운데, 중국은 입지가 더욱 단단해지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이란전쟁으로 미국의 입지가 줄어들면서 반대로 중국의 글로벌 정치·경제적 영향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외교정책은 미국의 동맹국들을 소외시켰고, 중국은 상대적으로 국제적 위상을 높였다"고 짚었다.

이런 분석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미국 비즈니스컨설팅 기업 모닝컨설트는 최근 조사에서 중국의 글로벌 순호감도가 2025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뒤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전쟁으로 에너지 위기에 처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신흥국들이 중국의 신재생 에너지 제품을 대규모로 수입하면서 중국의 경제적 입지도 강화됐다.

중국의 태양광·배터리·전기차 합산수출액은 이란전쟁이 한창이던 올해 3월 219억 달러(한화 32조2천억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글로벌 에너지 조사기관 엠버는 전했다. 이는 2025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70% 늘어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이란전쟁이라는 체스판 위에서 중국은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확장이라는 호재도 만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전쟁 이후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 위안화가 세계 결제통화로 많이 쓰이면 중국은 미국의 달러 중심의 국제금융질서에서 벗어나 독자적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금융제재라는 무기도 무력화될 가능성이 커진다. 

한국 국제금융센터(KCIF)는 최근 리포트에서 이란전쟁 뒤 이란이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는 과정에서 원유의 중국 위안화 결제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란전쟁 뒤 중국이 중동 및 유럽, 러시아 등과 전략적 연대를 한층 강화하면서 위안화를 활용한 금융· 투자 거래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입지 다진 중국 앞에서 남은 카드가 안 보인다

이란 미국 전쟁 종전협상 '출구' 안 보인다 : 트럼프 미국 중국 정상회담 앞두고 더욱 초조해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로이터=연합뉴스

이처럼 이란전쟁으로 입지를 다진 중국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게 내밀 카드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미국은 중국을 향해 대두(콩)·항공기 대량수입, 희토류 수출통제 해제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중국에 내줄 것이 마땅치 않다. 대중국 관세 압박이 유력한 협상 지렛대였는데 최근 미국 법원의 판결로 관세 카드를 휘두르기 힘들어졌다. 다만 중국은 대만 문제, 첨단 반도체 수출 금지 등에서 미국의 협력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어 중국과 협상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여기에 중국이 이란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협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에서 이란전쟁 종전과 관련해 협조를 ‘요청’할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현재 휴전도 중국이 외교 장막 뒤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가능했다는 관측이 외교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된 문제에서도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궁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 장관은 5월5일 백악관 언론 브리핑에서 "중국이 이란에 꼭 필요한 말을 전해주길 바란다"며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벌이는 이란의 행동이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고 있으며, 이란이 바로 '악역'이라는 사실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란과 전쟁에서 고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이 한층 약화되고 있다고 바라본다.

우신보(Wu Xinbo)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원 교수 겸 중국 외교부 외교정책자문위원은 5월4일 보도된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 이란전쟁에서 압도적 지위를 차지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정상회담에서 협상 지렛대가 강해졌겠지만, 현재 미국은 이란문제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르크 부트케 전 유럽연합 상공회의소 회장은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기지 못한 채 이란과 싸우고 있고, 중국은 아무와도 싸우지 않고 승기를 잡고 있다"며 "중국이 이란전쟁 사태의 정치적 승자"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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