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투자 타당성 원점 재검토”를 주문하며 수익성 경영에 고삐를 죄고 있지만, 롯데쇼핑의 아픈 손가락인 롯데온과 하이마트는 여전히 뚜렷한 반등 동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쇼핑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모두 개선하면서 수익성 회복을 가시화했지만, 롯데온과 이커머스 부문에서는 아쉬운 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쇼핑
12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 올해 실적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하이마트와 이커머스 부문의 적자는 이어지고 있다. 백화점과 할인점 중심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전체 실적은 회복 흐름을 보였지만, 비주력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투자 효율화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비주력 사업의 부진은 이어졌다. 롯데온으로 대표되는 이커머스는 1분기 매출 272억 원, 영업손실 58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3.9% 줄었고 적자 상태도 지속됐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같은 기간 매출 4969억 원, 영업적자 147억 원을 기록해 매출이 6.1% 줄었고 적자 기조를 이어갔다.
문제는 이들 사업의 부진이 5년 이상 이어지며 일시적 실적 악화를 넘어 롯데쇼핑의 구조적 부담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장기 적자가 이어지는 만큼 단기적 비용 절감이나 사업 재편만으로는 수익성 회복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롯데온은 적자 폭을 줄이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출범 이후 6년 째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지금까지 누적 손실 규모도 5천억 원을 뛰어넘으며 롯데쇼핑이 제시한 이커머스 투자 계획 1조 원의 절반 수준에 육박하는 만큼, 투자 효과와 수익성 회복 여부를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도 여전히 남아 있다.
롯데온은 출범 첫 해인 2020년 영업손실 948억 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2021년 1558억 원, 2022년 1559억 원 등 대규모 적자가 이어졌고, 이후에도 2023년 856억 원, 2024년 685억 원, 2025년 294억 원으로 손실 규모는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지만 끝내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폭을 전년보다 27억 원가량 축소했으나 여전히 5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롯데하이마트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부동산 경기 위축, 온라인 중심 소비 패턴 변화 등이 겹치면서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다. 매출은 2020년 4조 원대에서 지난해 2조3001억 원까지 줄며 사실상 반토막 났다. 지난해 매출 역시 2024년보다 2.4% 감소했다.
외형만큼 수익성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2021년 575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한 뒤 2022년 5279억 원, 2023년 354억 원 등 적자가 이어졌다. 2023년에는 적자 폭이 일시적으로 축소됐지만 점포 자산 손상과 업황 부진 영향으로 2024년 다시 3054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손실 규모는 다시 24억 원 수준까지 줄었지만 아직 흑자 전환에는 실패한 상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이러한 사업 구조가 롯데쇼핑의 기업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롯데쇼핑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28배로 국내 주요 유통 가운데 가장 낮다. 신세계는 0.86배, 현대백화점은 0.52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롯데쇼핑의 낮은 PBR 배경으로 백화점에 편중된 이익구조와 비백화점 부문의 낮은 수익성, 자본 배분의 비효율성 등을 꼽는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오카도 물류 투자와 점포 리뉴얼 등 자금 소요에도 1조 원대 영업현금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자본적 지출 확대에 따라 잉여현금 규모는 감소 추세”라고 분석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오프라인 가전 수요 감소, 이커머스 적자 지속 등이 전사 수익성의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두 사업부 모두 이러한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온은 2023년부터 조직과 사업 구조 재정비에 착수했고, 2030년까지 1조 원을 투자해 물류·플랫폼 혁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롯데하이마트 역시 자체 브랜드(PB) 플럭스(PLUX), 중고가전 사업(리유즈), 케어 서비스, AI 기반 플랫폼 고도화 등 ‘4대 핵심 전략’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관련 사업 매출 비중을 기존 38%에서 45%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며 사업 구조 전환에 힘을 싣고 있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1분기 실적은 가전 시장 침체 장기화와 부동산 경기 위축 등 비우호적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2분기부터는 여름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PB 브랜드 확대와 이커머스 혁신, 점포 리뉴얼, 신사업 강화 등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 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