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30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60대 남성 조 씨를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조 씨는 살인, 살인미수,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입건됐다.
조 씨는 이날 오전 9시쯤 인천 남동구 논현경찰서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왜 아들을 살해했나”라는 물음에도 조 씨는 입을 열지 않았다. 그저 땅을 보거나 주변을 살피던 조 씨는 “가족에게 소외감을 느껴 범행했나”, “아들을 살해한 걸 후회하나”, “자택에 사제 폭발물을 설치한 이유가 뭔가” 등의 질문에도 대답 없이 호송차에 탑승했다.
조 씨는 이달 20일 오후 9시 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소재 한 아파트 33층에서 사제 총기를 사용해 30대 아들을 살해했다. 범행을 저지른 곳은 다름 아닌 아들의 집. 당시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상태였다. 여기에는 며느리, 손주 2명, 독일인 가정교사 1명 등이 함께 있었고, 조 씨는 아들로부터 생일 축하금을 받기도 했다.
시선을 돌리고 있는 총기 살해범 조 씨. ⓒ뉴스1
경찰 조사 과정에서 조 씨는 “다른 가족들이 짜고 나를 셋업한 거지”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지만 경찰은 다른 가족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29일 브리핑에서 경찰은 “피해자 측은 조 씨를 같은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잘해줬지만, 피의자는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전가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전 아내는 ‘아이 아빠니까’라고, 아들은 ‘내 아빠니까’라면서 예의를 지켜왔는데도 불구하고 조 씨는 다른 가족들이 자신을 따돌리고 소외시킨다는 망상을 한 걸로 보인다”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경찰은 조 씨가 전 아내와 25년 전 이혼했지만 명절이나 생일 때마다 찾아가며 도리를 다했고, 개인 계좌로 큰 금액을 입금하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은 사실도 파악했다.
조 씨는 1998년 자신이 운영하던 비디오방에서 당시 25세였던 손님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 또 17세 청소년을 종업원으로 고용하거나 10대 미성년자 3명을 비디오방에 출입시킨 혐의도 받았다. 조 씨가 구속 수감된 당시, 협의 이혼을 한 전 아내는 동거를 이어오다 아들이 결혼한 뒤 따로 살기 시작했다.
호송차에 오르는 송도 총기 살해범 조 씨. ⓒ뉴스1
브리핑을 통해 경찰은 “현재까지 외견상 특별한 불화나 갈등은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 씨에게 생활비, 대학원 등록금, 통신비, 국민연금, 생일 축하금, 아파트 공과금, 수리비 등이 계속 지원된 것으로 파악했다”라는 부연을 더했다.
스스로 점차 외톨이라는 고립감에 사로잡힌 조 씨가 가장으로서의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
이같이 밝힌 경찰은 “이런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결국 망상에 빠졌고,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범행을 계획 및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 씨의 자택에서 발견된 인화성 물질에 대한 분석을 의뢰한 경찰은 분석 결과에 따라 폭발물 사용 혐의 적용 여부도 검토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