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둘째 주, 코스피 지수는 8,160.59포인트에서 8,123.62포인트로 매우 소폭(0.5%) 하락했다. 이 문장은 진실이다. 5거래일 동안 8%대 하락 한 번, 8%대 상승 한 번, 4%대 하락 한 번, 4%대 상승 한 번이 있었다는 점을 빼면 말이다.
6월 둘째 주 한국 증시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와 같은 급등락을 보였다.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일 8.29% 급락한 7,484.41로 출발해, 9일 8.18% 급반등(8,096.93), 10일 4.52% 하락(7,730.82), 11일 0.43% 상승(7,763.95)을 거쳐 12일 4.63% 오른 8,123.62에 한 주를 마감했다. 닷새간 일간 등락률의 절대값을 합치면 26%를 넘는다. 주중 저점(8일 종가 7,484.41)과 고점(12일 종가 8,123.62)의 격차도 8.5%에 달했다.
거래 안정화 장치도 연일 가동됐다. 8일에는 코스피가 장중 8% 넘게 밀리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고,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금요일부터 '매도 사이드카, 서킷브레이커, 매수 사이드카, 매도 사이드카'가 차례로 이어진 데 이어 11일에는 코스닥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됐다.
5거래일 연속 사이드카 발동은 지난 3월 이란 전쟁 발발 당시(6거래일 연속) 이후 최장이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사상 처음으로 90포인트를 넘어섰다.
이번 변동성 장세의 특징은 뚜렷한 단일 트리거가 없다는 점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확전보다는 협상 과정의 국지 타격에 가깝고, 미국 고용 호조 이후 10년물 금리가 4.5%를 돌파한 가운데 5월 핵심 소비자물가는 시장 예상을 밑돌며 우려를 덜었다고 진단했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1,06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이익 전망이 견조하다는 점에서, 이번 조정은 펀더멘털 훼손보다 하드웨어 중심 과열을 식히는 과정에서 촉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달 27일 상장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단일 종목 2배(-2배) ETF의 운용자산(AUM)은 출시 열흘 만에 약 9조원까지 불어났고, 증시 전체 거래대금에서 레버리지 ETF(인버스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장 이전 평균 10.7%에서 상장 이후 23.0%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같은 기간 개인은 해당 ETF를 일평균 약 7,840억원어치 사들였다. 수급 측면에서는 한 주간 외국인이 9조원 넘게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12조원 이상 순매수하며 맞섰다.
시장의 시선은 다음 주로 향한다. 최대 이벤트는 오는 17~18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다. 케빈 워시 신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처음 주재하는 회의로, 고용·물가 흐름을 감안한 매파적 스탠스에 대한 경계감이 남아 있다.
16일에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가 예정돼 있으며,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31년 만에 기준금리를 1.00%로 인상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같은 날 발표되는 한국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는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수입물가 부담과 반도체 가격 상승 흐름이 확인될 전망이다. 15~17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도 예정돼 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주를 '바닥 확인'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신한투자증권은 6월 초순 반도체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5.8% 증가하는 등 펀더멘털 모멘텀이 유효한 가운데, 오는 24일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7월 삼성전자·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메모리 실적 발표가 이익 추정치 상향의 연쇄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11일)과 스페이스X 나스닥 상장(12일) 등 대형 수급 이벤트를 통과한 점도 변동성 진정에 기여할 요인으로 꼽힌다. 강 연구원은 현재 구간에 대해 즉각적인 주가 반등보다는 바닥을 확인하는 과정을 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