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6·3 지방선거 과정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강하게 비판하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선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재선거 선언'을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페이스북
나 의원은 유권자의 참정권이 박탈당한 선거 관리 부실 사태에 대한 '정의구현'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 사람의 오랜 '악연'을 살펴보면 단순한 요구가 아닌 것처럼 보는 시선도 나온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과 부정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6·3 지방선거, 문제 있는 선거구는 반드시 재선거해야 한다"며 "내가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라면 지금 당장 잠실 올림픽공원 현장으로 가서 재선거를 선언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전면적 재선거 주장에 선을 그었다. 그런데 나 의원이 다시 오 시장을 향해 '재선거'를 언급하며 직격탄을 날린 것은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이날 나 의원의 기자회견문에는 김선교·유상범·조승환·곽규택·주진우·최수진·박충권 의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투표하지 못한 숫자가 당락을 바꿀 규모가 아니라고 해서 주권자의 참정권을 원천 봉쇄한 헌법적 위법성마저 덮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거의 유효성은 결과적 득표 차가 아니라 절차의 헌법적 정당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당선이라는 결과가 뒤바뀌지 않더라도 이번 선거의 정당성은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다만 나 의원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장 대표의 전면적 재선거 주장에 대한 질문에 "부분 재선거 정도가 맞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부분 재선거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서울시장 선거'를 가장 앞세운 것이다.
나 의원과 오 시장은 서울시장 자리를 두고 오랫동안 '악연'을 쌓아왔다.
악연의 시작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다가 중도 사퇴했고 이로 인해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당의 출마 요청을 수용한 나 의원이 출마했다가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게 패했다.
두 사람은 10년 뒤인 2021년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에서 다시 한번 맞대결을 펼쳤다.
당초 경선 초반에는 '나경원 대세론'이 형성됐으나 본경선에서 100% 시민여론조사 룰이 적용되며 오 시장이 극적인 대역전극을 거뒀고 서울시장까지 당선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두 번의 서울시장 선거 국면에서 나 의원은 오 시장의 그늘에 가려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도 나 의원은 오 시장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오 시장이 장동혁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자 나 의원은 지난 3월 페이스북에서 "5선에 도전하는 현역 시장으로의 평가가 그리 좋지 않은 것에 대한 본인 반성이 먼저일 것"이라며 "‘좋은 일은 내 탓, 좋지 않은 일은 남 탓’은 좀 궁색하지 않은가"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