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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이호성 하나은행장(맨 왼쪽),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맨 오른쪽)가 5일 '트래블로그' 1천만 번째 가입 손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이호성 하나은행장(맨 왼쪽),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맨 오른쪽)가 5일 '트래블로그' 1천만 번째 가입 손님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

"높고 거센 변화의 파고로 시장의 질서가 재편되는 지금이 우리에게는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성영수 하나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1월2일 취임하면서 했던 취임사 가운데 일부다.

1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살펴보면, 성 사장은 실제로 본인이 이야기했던 ‘절호의 기회’를 잡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성 사장은 올해 '트래블로그'의 흥행과 법인카드 시장 석권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A+'급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00억 원으로 하나증권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며 하나금융그룹 비은행 계열사 가운데 순이익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 실적으로 증명한 존재감, '트래블로그'와 '법인카드'로 판도 뒤집어

성 사장은 2025년 1월 취임 이후 하나금융그룹에서 30년을 몸담은 '하나맨'이자 기업영업·외환 전문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국외여행 플랫폼 '트래블로그'가 2025년 12월 가입자 1천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하나카드의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이용금액 기준) 역시 34개월 연속 1위라는 고지에 오른 것이 성 사장의 대표적 성과다. 

이러한 약진은 법인카드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하나카드는 2025년 상반기 법인카드 결제액 9조 원을 넘기며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법인카드 결제액은 하나카드 9조375억 원, KB국민카드 8조9222억 원, 신한카드 2783억 원 등이다. 결제액 기준 하나카드의 법인카드 시장 점유율은 약 16.3%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하나카드의 수익성은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하나카드의 카드 시장 점유율은 6~7%대로 국내 카드사 가운데 최하위권이지만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하나카드보다 점유율이 높은 롯데카드, 우리카드 등을 압도한다. 

롯데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의 올해 3분기 누적 카드 취급액(일시불 및 할부)은 각각 73조5608억 원, 50조6711억 원, 50조1917억 원이지만 세 회사의 당기순이익은 롯데카드 1084억 원, 우리카드 1061억 원, 하나카드 1700억 원이다. 

시장에서의 덩치 역시 바로 위에 있는 우리카드와 격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 2024년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카드와 우리카드의 카드 취급액 차이는 3조24억 원이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 격차는 4794억 원까지 좁혀졌다. 같은 기간 카드대출 취급액 차이 역시 7827억 원에서 4678억 원으로 줄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카드시장은 일종의 과점형태의 시장이기 때문에 점유율을 뒤집기 위해서는 자본이 매우 많이 필요하다"라며 "하나카드는 마케팅을 통한 외형 확대보다는 이미 잘하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이나 해외 카드 시장 등에 집중해 점진적으로 순이익·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 방향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축배를 들기에는 아직 이르다, 법인시장 위축·후속전략 고민 필요

하지만 축배를 들기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당기순이익의 증감 추이만 놓고 보면 수익성이 주춤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의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2021년 199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 연속 감소했다. 2024년 3분기에는 누적 1844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깜짝 반등했지만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700억 원으로 다시 7.8% 감소했다. 2024년의 반등을 2년 연속 이어가지는 못한 셈이다.

다만 이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카드업계 전체의 수익성이 흔들린 탓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카드사는 현대카드와 롯데카드 뿐이며, 신한카드(-31.2%), KB국민카드(-24.2%), 우리카드(-24.4%) 등에 비하면 하나카드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법인카드'와 '트래블로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경기 개선 흐름에도 불구하고 법인카드 시장 전체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트래블로그 역시 경쟁사들의 추격이 거세질 것을 살피면 후속 전략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카드는 올해 11월말 누적 기준 해외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 41.69%로 경쟁사들을 압도했지만, 결제금액의 상승폭만 살펴보면 하나카드 16.83%, 신한카드 26.5%, KB국민카드 64.7% 등으로 경쟁사들보다 낮다. 

◆ 함영주 회장의 '비은행 강화' 특명, 2026년 성영수의 리더십 시험대

성 사장의 2026년 실적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전략적 방향성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함 회장은 2027년까지 비은행 순이익 기여도를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비은행 부문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까지 약 2년이 남은 올해 3분기 기준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기여도는 약 13% 수준으로 목표에 훨씬 못미친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하나카드의 순이익은 하나증권을 제외한 다른 모든 하나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합친 것보다 높다. 함 회장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을 이끌고 있는 쌍두마차인 하나카드와 하나증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성 사장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26년의 성과는 본인의 연임 평가를 넘어 함 회장의 2기 경영 성패를 가르는 척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하나카드는 2020년 초와 비교해 순이익 측면에서 엄청난 성장을 이뤄냈지만 외형 측면에서는 아직 카드업계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라며 “성 사장이 수익성을 넘어 하나카드의 존재감을 시장에서 ‘퀀텀점프’시키기 위해서는 트래블로그의 성공 신화를 이을 ‘제 2의 승부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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