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 속에 냉방이 중단되는 일이 이어지면서 직원들은 한낮 무더위를 견디며 에어컨이 다시 작동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폭염이 계속되고 있는 7월28일 서울 시내의 한 건물에서 작업자가 에어컨 실외기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연합뉴스
직장인 김아무개(37) 씨는 7일 허프포스트코리아에 "요즘은 사무실에서 에어컨이 멈추는 일이 잦아졌다"며 "지난해에는 이런 일이 거의 없었는데 올해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이 갑자기 중단되거나 실외기 과열로 고장 나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온라인에서도 폭염 속 에어컨 성능 저하를 체감한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쓰레드의 한 이용자는 "실외기가 너무 뜨거워서 그런지 에어컨을 틀어도 시원하지 않다"고 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에어컨이 갑자기 멈췄다. 폭염 때문인가"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에어컨을 켜도 실내 온도가 26도 아래로 내려가지 않아 결국 한 대를 더 샀다"는 경험담도 나왔다.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절기 '입추'인 7일에도 폭염은 기세를 꺾지 않았다. 서울 한낮 기온이 39도까지 치솟는 등 기록적인 더위가 이어지면서 에어컨은 선택이 아닌 필수 생존 장비가 됐다. 바깥 기온이 극한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에어컨 역시 제 성능을 온전히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에어컨은 실내의 열을 흡수한 뒤 실외기를 통해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외부 기온이 높아질수록 실외기가 열을 방출할 수 있는 온도 차가 줄어들면서 냉방 효율이 떨어진다.
특히 40도 안팎의 극한 더위에서는 압축기의 부담이 커지고 전력 소비가 증가해 설정 온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에어컨이 곧바로 멈추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냉방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 7월13일 한산한 광화문광장 옆 건물 전광판에 에어컨 광고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에어컨 성능은 제품 자체뿐 아니라 사용 환경과 관리 상태에도 영향을 받는다. 집 크기에 비해 냉방 용량이 부족하면 실내 온도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실외기가 장시간 가동되면서 전력 사용량도 늘어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36평형 주택에는 18평형 이상의 냉방 용량을 갖춘 제품이 권장된다.
필터 관리도 중요하다. LG전자 고객지원 센터에 따르면, 먼지거름필터에 먼지가 쌓이면 공기 흡입량이 줄어 냉방 성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2주에 한 번 정도 필터를 청소할 것을 권장한다.
세척한 필터는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충분히 말려야 하며, 초미세먼지 필터와 탈취 필터 등 일부 내부 필터는 물 세척이 어려워 제품별 교체 주기에 맞춰 관리해야 한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직사광선을 차단하면 실내 열 유입을 줄여 냉방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안내한다.
폭염이 일상화되면서 에어컨 기술의 경쟁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빠르게 실내를 시원하게 만드느냐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40도를 넘는 고온 환경에서도 냉방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하느냐가 핵심이 됐다.
에어컨 제조사들은 실외기의 열교환 성능을 개선하고 압축기와 냉매 기술을 고도화하는 한편, 인버터 기술과 AI를 활용해 실내 온도와 습도, 사용 패턴에 맞춰 출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에어컨이 더 이상 평년의 여름을 기준으로 설계할 수 없는 시대를 맞고 있다. 냉방 기술의 경쟁은 더 뜨거워진 환경에서도 얼마나 효율적으로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느냐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