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파트에서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60대 아버지 조 씨. 경찰은 2025년 7월 25일 오전 조 씨를 상대로 3차 피의자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헌 인천 연수경찰서 형사과장은 “피의자는 아들을 향해 총을 쏜 뒤, 생일파티에 참석한 외국인 지인이 집 밖으로 도망치자 현관문 쪽으로 총을 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의자가 외국인 지인을 추적했고 다른 가족들로 죽이려 했던 걸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조 씨로부터 “현장에서 벗어난 외국인 지인 A씨를 찾기 위해 아파트를 따라 내려갔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조 씨의 생일파티가 열렸던 범행 현장에는 아들 부부와 손자, 손녀, 독일 국적의 지인이 함께 있었다. 독일인 A씨는 방에 있다가 총 소리가 들리자 기회를 틈타 피해자의 집을 빠져나갔다.
참고인 조사에 응한 A씨도 “현관문을 이용해 현장에서 바로 도망가고, 바로 총 소리가 들렸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다만 범행 당시에는 방에 있어 총을 발사하는 장면은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엘리베이터 CCTV에 포착된 피의자 조 씨. ⓒ유튜브 채널 ‘MBCNEWS’
유족들도 비슷한 내용을 진술했다. 유족 측은 “며느리가 범행 이후 자녀들을 데리고 방으로 피신했는데, 시아버지가 빨리 나오라고 위협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조 씨 역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방에 있는 며느리에게 뭔가 말을 했다”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일 조 씨는 범행 현장에 4개의 총열, 여러 발의 총알을 가져갔다. 범행에 앞서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나선 조 씨가 돌아오지 않자 이를 걱정한 아들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왜 안 오세요”라고 묻기도 했는데, 조 씨는 아들이 현관문을 열어주자마자 미리 장전한 총기를 겨누고 발사했다.
피의자 조 씨의 진술과는 다른 유족의 입장. ⓒ유튜브 채널 ‘MBCNEWS’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조 씨는 가정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을 자신의 범행 동기라고 주장했지만, 유족들의 입장은 달랐다. “가족 회사에 직원으로 이름을 올리고 월 300만 원씩 급여를 받아왔는데 지난해부터 끊겼다”라는 조 씨의 진술과는 달리, 유족 측은 참고인 조사에서 “조 씨의 전처와 아들이 생활비를 계속 지원해왔다”라고 말했다.
유족들은 “사건 당일, 함께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노래도 부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라며 조 씨의 범행을 이해할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헌 과장은 “유족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조 씨의 범행 동기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며 “수사를 신속하게 마치고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 첨언했다.
한편 조 씨의 아이폰 휴대전화에서 지난해 8월부터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포착됐다. 경찰 조사에서 조 씨는 “사제 총기 제작에 필요한 쇠 파이프를 작년 8월 온라인 전자상거래로 구매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거주지인 전처 명의의 서울 쌍문동 자택에도 점화장치 등을 설치한 조 씨는 여기에 쓰인 점화 장치 부품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