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25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이 결렬되면서 새로운 시공사를 찾는 절차에 돌입한다.
원청사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시공사인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협상 결렬을 선언한 가운데 컨소시엄 참여 기업들은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한수원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났다고 유감을 표명한 반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주기기 공급계약 주체로서 성실히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팀코리아'가 참여하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건설 사업이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체코 신규 원전 예정부지인 두코바니 전경. ⓒ한국수력원자력
한수원은 29일 설명자료를 통해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과 진행해 오던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의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한수원에 따르면 이번 협상 종료는 주요 계약조건에서 원청사와 시공사가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시공사와 그동안 실무협상, 이견조정위원회 및 경영진 협상 등을 거치면서 원만하게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한수원은 기존 시공사와 맺었던 공동협력협약을 종료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신규 시공사 선정을 위한 후속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컨소시엄 주간사인 대우건설은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강한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대우건설은 이날 입장문에서 “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컨소시엄은 모든 역량을 다해 이 사업에 참여해왔다”며 “그동안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금액으로 삭감한 계약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원청사와 하도급계약 체결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7일 원청사가 새롭게 변경해 제시한 조건(안)에는 민간 기업의 생존을 위협할 수준의 리스크가 내포돼 있어 시공 컨소시엄으로서는 더욱 세밀한 검토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며 “이런 사정에도 원청사가 추가 협상 기한 연장 없이 일방적으로 협상 결렬을 발표한 것에 컨소시엄은 유감을 표하며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대승적 차원에서 자사 컨소시엄과 협상에 나서 줄 것을 한수원에 요청했다.
다만 대우건설의 입장문을 두고 컨소시엄 내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참고자료를 내고 “체코 원전 사업의 시공계약 협상 관련 컨소시엄 명의의 보도자료는 시공 주간사인 대우건설 측이 당사와 사전 협의 없이 배포한 것”이라며 “이 자료에 담긴 내용은 두산에너빌리티의 공식 입장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시공계약 조건에 관한 협상은 원청사인 한수원과 주간사인 대우건설이 진행해 왔다”며 “두산에너빌리티는 비주간사로서 주간사 지원을 하며 제한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덧붙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시공계약과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주기기 공급계약 등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체코 원전 사업의 중요성과 성공적 추진 필요성에 깊이 공감하고 있다”며 “원청사에서 기존 컨소시엄사에도 재입찰 허용 방침을 내놓은 만큼 성실히 준비해 입찰에 참가하고 성공적 사업 완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시공계약과 별도로 원자로 등 주기기 공급계약은 지난해 12월 체결돼 정상적으로 준비되고 있음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건설사업은 한수원이 주도해 체코 두코바니 지역에 1천MW(메가와트)급 한국형 원전(APR1000) 2기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다. 총사업비는 4070억 코루나(약 25조 원)에 이른다.
한수원은 2025년 6월 발주처인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본계약을 맺으며 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한수원은 주계약자로서 ‘팀코리아’인 한전기술(설계), 두산에너빌리티(주기기, 시공), 대우건설(시공), 한전연료(핵연료), 한전KPS(시운전, 정비) 등과 함께 설계·구매·건설(EPC), 시운전 및 핵연료 공급 등 원전건설 역무 전체를 수행하기로 했다.
한수원은 “후속조치 과정에서 추가적 일정 지연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고 계약된 사업비와 일정 내에서 사업을 책임 있게 수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