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수주 성과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3분기 LG전자 실적 발표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은 이익보다도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DC) 냉각 사업의 수주였다.
냉각 사업은 류 사장이 취임 뒤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강조하며 미래 성장 분야로 내세운 사업이다. B2B 확대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추진해 온 사업 재편의 핵심으로도 꼽힌다.
증권가는 수주 물량이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매출에 잡히기 시작할 것으로 본다. 늦어도 2027년부터는 냉각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체로 일치한다.
류재철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하반기 수주 성과를 통해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류 사장이 8월3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LG전자 우수 인재 채용 프로그램 '북미 테크 콘퍼런스'에서 참석자와 인사를 나누는 모습. ⓒLG전자
10월29일 전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B2B 비중이 류 사장의 취임 첫해를 기점으로 뚜렷하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류 사장은 1월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근원적 경쟁력 확보'와 함께 '고성과 포트폴리오 전환'을 핵심 키워드로 내건 바 있다.
류 사장이 내건 포트폴리오 전환의 밑그림은 조주완 전 대표 시절 그려졌다. LG전자는 2024년 8월 조 전 대표가 주관한 인베스터 포럼에서 2021년 27% 수준이던 B2B 비중이 그해 상반기 35%까지 올라왔다며, 2030년까지 이를 45% 수준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류 사장 취임 뒤 LG전자는 엔비디아로부터 냉각수분배장치(CDU) 제품 승인을 잇달아 받았고, 상반기 6천억 원 수준이던 냉각 수주는 3분기 들어 3조 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다만 이는 아직 실적에 반영된 단계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올해 3분기까지 LG전자의 B2B 매출 비중은 2025년 같은 분기들과 비교할 때 더 높아지지는 않았다.
LG전자의 3분기 B2B 매출은 6조1천억 원으로 1년 전보다 3.4% 느는 데 그쳤다. LG이노텍을 제외한 전체 매출이 더 많이 늘면서 B2B 비중은 35%로 1년 전과 같은 수준이었다.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은 가전(HS)과 TV(MS) 사업본부를 합쳐 2조2527억 원으로, 전장(VS)과 냉난방공조(ES) 사업본부를 합친 1조1646억 원의 두 배 수준이다. 2025년 한 해 7509억 원 영업손실을 낸 TV 사업이 올해 세 분기 연속 흑자를 낸 영향이 컸다.
3분기 누적 냉각 수주 3조 원에는 10월 북미 인프라 플랫폼 기업 에어 컨트롤 콘셉트와의 장기 공급계약이 포함됐다. 5기가와트(GW) 규모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28일 콘퍼런스콜에서 이 계약을 두고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수년간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장기 공급계약"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이 수주가 매출로 인식되기까지 최소 9개월이 걸릴 것으로 본다. 다만 그렇더라도 이미 상반기에 확보한 6천억 원의 수주가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매출로 인식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현지 DB증권 연구원은 29일 보고서에서 "6월 말까지 확보한 6천억 원은 평균 9개월의 리드타임을 고려할 때 4분기부터 순차적으로 매출액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2027년 냉각솔루션 사업의 연간 매출 체력은 2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올해 매출 반영이 더디더라도 2027년부터 LG전자 냉각 사업이 확대되리라는 것이 증권가의 공통된 견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8일 보고서에서 "2027년 하반기부터 공조(ES) 사업은 고부가 제품 믹스 개선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며 "AIDC 확대로 2027년 4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