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잇따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 논란에 대해 직접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이 영향력 있는 인사들과 의전을 갖춰 만찬을 할 수도 있고 좁은 뒷골목의 소시민을 찾아갈 수도 있다면서 국민이 있는 곳이라면 직접 소통하는 일은 '책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 노동자 관련 발언과 다문화가정에 대한 이 대통령의 SNS 글에 비판이 나오는 근본적 이유는 ‘SNS 소통 자체'가 아니라 내용이나 글의 공유 방식이 적절했는지 여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한 비판 내용의 일부라도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은 채, 비판하는 언론과 국민들을 "이겨먹겠다"라는 모습으로 비쳐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생명안전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뒷골목에도 사람이 산다'는 제목을 글을 통해 "뒷골목이나 SNS(소셜미디어) 속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국민 모두로부터 국가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 공복이 포기하면 안 될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을 통해 간접적으로 국민들께 보고드릴 수도 있지만, SNS를 통해 국민들께 직접 보고드릴 수도 있다"며 "전자는 권장할 좋은 일이고, 후자는 피해야 할 나쁜 일이라 단정할 것도 아니다. 유력자든 힘없는 서민이든 모두 제가 복무하고 받들어야 할 대한민국 주권자이고, 누추한 뒷골목이든 익명의 커뮤니티와 SNS 속이든 모두 국민이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이 전날(28일) 보수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에 올라온 글을 공유하며 다문화가족 우대 제도 폐지 등 재검토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자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대통령의 글에 외국인 노동자 발언이 왜 문제가 됐는지, 커뮤니티 글 내용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담기지 않았다. 청와대는 특정 단어나 표현보다 대통령의 진의를 봐달라는 취지의 입장을 내놨고, 이 대통령도 "'짜장면'을 좋아한다고 하면 '짬뽕'을 폄훼한다고 한다"며 언론에 책임을 돌렸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홍성규 진보당 대변인은 28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외국인 노동자가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는 발언은 명백하게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도 이날 논평에서 "다문화 가정 지원 정책은 특정 집단에 대한 시혜나 특권적 ‘우대’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이를 ‘우대 혜택’으로 포장하여 내국인과 외국인, 다문화 가정을 대립 구도로 몰아가는 행태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SNS 활동이 더욱 늘어나고 실책이 나오는 상황을 두고 대통령의 심리적 상태가 불안해 보인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지지율이 급락한 것에 대해 억울함과 답답한 마음이 SNS로 이어지면서 상황이 더욱 복잡하게 꼬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대통령이 이제 화가 난 걸 넘어 네티즌들하고 키보드 배틀까지 하지 않았느냐"라며 "만인에 대한 투쟁처럼 가는 것이 위험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SNS 소통 지속에 '동의한다'는 응답은 37.6%,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6.8%였다. 소통이 책무라는 대통령의 입장에 공감하지 않는 국민들이 더 많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이 대통령의 SNS 활용 빈도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지만, 비판이 제기됐을 때 대응하는 방식도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근식 경남대 석좌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서 "진영 내 검찰개혁 강성론자라든지 아니면 대통령의 어떤 국정의 방향에 대해서 딴지를 걸면 무책임한 극단주의자라고 얘기하지 않았나"라며 "그 공격의 논리를 대통령 본인에게도 한번 거울을 비칠 필요가 있다. 본인 스스로가 너무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 하나도 굽히지 않으려고 하지 않느냐"라고 꼬집었다.
친명(친이재명)계인 정성호 전 법무부 장관은 지난 28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답답하니까 그런(SNS는 목숨줄) 말을 한 것 같다"며 "(그러나)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KSOI가 지난 12일과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에게 무선(100%)·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상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