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라이프 사업 재편의 키를 쥐고 계열사별 역할 조정에 나섰다. 아워홈은 식품·외식 사업을 키우고 한화갤러리아는 명품과 부동산에 집중하는 구조다. 다만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워홈 인수 이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차입금이 늘어난 데다, 아워홈도 실적 개선이 더딘 상황에서 벤슨 인수와 출점 확대에 나서야 한다. 김 사장이 주도하는 사업 재편이 시너지로 이어지려면 계열사별 투자 부담을 관리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려야 한다.
김동선 한화머시너리앤서비스홀딩스(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라이프 사업 재편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와 투자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연합뉴스
◆식품·외식은 아워홈으로, 사업 재편 본격화
28일 한화M&S의 사업 재편 움직임을 종합하면 김동선 한화M&S 미래전략총괄 사장이 식품·외식 사업의 무게중심을 아워홈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아워홈은 지난 22일 한화갤러리아의 100% 자회사 베러스쿱크리머리와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사업에 대한 영업양수도 계약을 맺었다. 양수 대상에는 아이스크림과 커피 등 음료의 제조·판매사업과 관련한 자산·부채·계약·인허가가 포함된다.
아워홈으로 사업을 옮기는 배경에는 식품 유통 인프라가 있다. 아이스크림은 냉동 상태를 유지하는 배송체계가 중요하다. 아워홈은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사업에서 구축한 전국 물류망과 콜드체인을 활용해 가맹점 공급 체계를 갖출 수 있다. 공항과 복합쇼핑몰, 고속도로 휴게소 등 기존 컨세션 사업장으로 판매처를 넓히고 식품 제조·외식사업 역량을 접목할 여지도 있다.
이번 거래는 한화M&S 출범 이후 김 사장이 강조해온 계열사 간 시너지와 사업별 역할 분담이 구체화하는 사례다. 한화갤러리아가 운영하던 벤슨을 아워홈에 편입해 식품사업 인프라와 브랜드 운영 역량을 결합하고, 갤러리아는 백화점과 부동산 개발에 투자 여력을 집중하는 구조다. 지난 9월부터 갤러리아가 파이브가이즈 운영사 에프지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대전 타임월드점 매각도 검토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과정에서 아워홈은 식품·외식 사업의 성장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통해 확보한 공급망과 운영 역량을 외식 브랜드와 프리미엄 급식 등으로 확장하고, 계열사 사업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활용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종속회사 고메드갤러리아를 통해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를 1200억 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해는 공항 식음 매장을 확대하고 뷔페 브랜드 테이크를 선보이며 외식 사업도 넓혔다. 2025년 5월 발표한 '아워홈 비전 2030'에서는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3천억 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인수·확장 속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재무 부담 가중
사업 재편의 성과를 내려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 부담도 관리해야 한다. 아워홈이 벤슨 인수와 출점 확대에 나서면서 추가 자금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아워홈을 인수해 연결 편입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그룹 차원에서 자금 조달 여력과 향후 투자 부담을 함께 살펴야 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2025년 연결 기준 차입금 및 사채는 1조2388억 원으로 1년 전보다 292%나 늘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도 같은 기간 1603억 원에서 2264억 원으로 41.2% 증가했지만 차입금 증가 폭이 더 컸다. 다만 아워홈 등 인수 기업의 연결 편입으로 연결 대상 회사가 12곳에서 29곳으로 늘어 차입금 증가를 기존 사업의 재무 부담 확대만으로 보기는 어렵다.
인수와 사업 확장에 따른 현금 유출도 부담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지난해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98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42.6% 늘었지만,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8110억 원이 순유출됐다. 이 가운데 기업 인수에만 약 7164억 원이 투입됐다.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투자 지출이 훨씬 큰 셈이다.
이러한 투자 부담은 핵심 계열사인 아워홈의 수익성 개선 과제와도 맞물린다. 아워홈의 2025년 연결 기준 매출은 2조449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1% 늘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804억 원으로 같은 기간 9.4% 감소했다.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단체급식 단가 경쟁 심화, 인수 과정에서 발생한 일회성 비용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아워홈의 재무 여력도 부담 요인이다. 2025년 연결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158억 원으로 1년 전 1921억 원보다 줄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982억 원인 반면 단기·장기차입금 합계는 약 2263억 원에 달한다. 매출 성장에도 현금 창출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인수와 신규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까지 마련해야 한다.
아워홈이 인수하는 외식 브랜드 벤슨도 수익성 확보가 과제다. 운영사 베러스쿱크리머리의 지난해 매출은 43억 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95억 원을 기록했다. 아워홈의 물류망을 활용해 비용을 줄이더라도 소비자 수요를 확보하고 매장당 매출과 가맹점 수익성을 높여야 추가 출점의 성과를 낼 수 있다.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 효과를 실적에 반영하는 동시에 신규 브랜드 확장도 이익 증가로 이어가야 한다.
벤슨 인수에 따른 채무 승계도 부담을 더한다. 아워홈은 사업 양수가액 360억 원을 지급하고, 한화갤러리아가 베러스쿱크리머리에 빌려준 180억 원의 대여금 채무도 넘겨받는다. 베러스쿱크리머리는 지난해 40억 원을 빌린 데 이어 올해 2월 40억 원, 7월 50억 원, 9월 50억 원을 한화갤러리아에서 추가 차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벤슨 사업 양수도와 추가 투자에 따른 재무 부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김재윤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아워홈은 신세계푸드 급식사업부 인수에 이어 사업 확장과 출점 투자를 이어가는 만큼, 투자 규모와 배당에 따른 자금 유출이 재무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이번 거래를 비롯해 아워홈과 정상북한산리조트 인수 등 주요 투자 결정이 잇따른 만큼 재무 부담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