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문학 발전에 기여한 고(故) 윤동주 시인이 문화훈장 최고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을 받는다.
1945년 2월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한 지 81년 만이다.
윤동주 시인.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서울 서대문구 모두예술극장에서 '2026 문화예술 유공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문화훈장 17명,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6명,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8명, 예술가의 장한 어버이상 5명 등 총 36명이 수훈·수상한다. 문체부는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한 예술인들의 공로를 기리고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1969년부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을 시상해 왔다.
정부 포상 중 최고 훈격인 문화훈장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등급인 금관문화훈장은 윤동주·김남조 시인에게 추서된다.
윤동주 시인은 서정성과 자기 성찰을 바탕으로 일제강점기 민족의 아픔과 저항 의식을 우리말 시로 담아낸 한국의 대표 시인이다. 한국 문학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17년 태어난 그는 광복을 불과 6개월 앞둔 1945년 2월 일본의 옥중에서 생을 마감했다.
김남조 시인 역시 70여 년간 시집 19권을 펴내고 1천여 편의 시를 창작하는 등 한국 현대문학 발전에 헌신했다. 시인으로서뿐 아니라 수필가로도 활동하며 한국 시 문학의 우수성을 국내외에 알리고, 한국의 정신문화 함양과 문화예술 진흥에 기여했다. 1927년 태어난 그는 2023년 별세했다.
교토 도시샤 대학 안에 있는 윤동주 시인 시비. 추모객이 헌화한 꽃이 놓여있다. 윤 시인은 1942년 10월 이 대학 영문과 편입했고 이듬해 1943년 7월 일본 경찰에 체포됐고 한글 원고 등을 압수당했다. ⓒ허프포스트코리아
금관문화훈장은 1973년 문화훈장 제도가 시행된 이후 문학·미술·음악·연극·무용 등 문화예술 전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인물에게 수여돼 왔다. 최고 등급인 만큼 수훈 사례가 많지 않았으며, 생전 수여보다는 작고한 예술인의 공적을 기려 추서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
실제로 참여정부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약 16년간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인물은 35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생전에 훈장을 받은 사람은 6명에 그쳤다. 시인은 김소월, 이효석, 조지훈, 이육사, 모윤숙, 서정주 등이 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는 생전 수여 사례가 크게 늘었다. 예술인들이 쌓아 온 공로를 사후에 기리는 데 그치지 않고, 생전에 예우하고 격려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 당시 배우 이정재, 황동혁 감독, 소설가 이문열 등이 생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오늘날 K-컬처는 수상하신 분들의 헌신과 희생의 바탕 위에 서 있다"며 "현재와 미래의 예술가들이 지금보다 더 나은 여건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