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대통령 배우자인 김혜경 여사가 태릉컨트리클럽(CC)에서 유명 프로골퍼 리디아 고와 함께 골프를 쳤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리디아 고가 주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박했다.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일단 의혹을 제기하고, 사실 아님이 확인되면 '정당한 의혹제기'라고 주장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본인의 품격을 떨어질 뿐 아니라, 한국 정치의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김혜경 여사와 관련된 골프 의혹을 제기했으나 해당 프로골퍼가 직접 부인하며 사실관계 확인도 부족한 상태에서 의혹을 제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진우 의원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헌법재판소 국정감사 도중 이재명 대통령 휴일 골프 의혹 제기와 관련한 여당의 대응에 대한 신상 발언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10월22일 화요일 오전 11시5분경에 군 골프시설인 태릉CC에서 김혜경 여사와 (프로골퍼) 리디아 고, 남성 1명 등 3인 골프를 쳤다"며 "복수의 경로로 여러 증거 동영상과 사전에 이미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 주 의원의 페이스북에는 골프를 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이 게재됐다.
주 의원은 오동운 공수처장을 향해 김 여사의 골프를 '황제 골프'라 규정하며 예약 명의자, 레슨비 출처 등을 밝혀야 한다며 '김영란법'이나 '알서수재' 등의 법적 문제까지 언급했다.
그러나 해당 의혹에 등장하는 프로골퍼 리디아 고는 이날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보도된 기사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저와는 무관하다"며 "특히 기사에서 언급된 해당 일자(22일)에는 후원사 공식 행사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으며 보도된 내용과 어떤 관련도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김 여사 골프 레슨 의혹을 제기하면서 기초적 정보부터 잘못된 셈이다.
주 의원의 김혜경 여사를 겨냥한 공세는 처음이 아니다. 주 의원은 지난 7월에도 김 여사가 몽골 국빈 방문 중 몽골 대통령과 악수한 뒤 손을 털었다며 외교 결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악수 직전 김 여사가 몽골 활의 시위를 여러 차례 당겨 손이 아팠던 것이라며, 악수 직후 장면만 편집한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더 긴 영상에는 악수 전에도 활시위를 당긴 뒤 손을 터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두 사례 모두 일부 장면이나 정황을 바탕으로 의혹을 던지고, 해명이 나오면 해명 자체를 '내로남불'이나 '둘러대기'에 불과하다는 주장으로 되받는 구조다.
프로골퍼 리디아 고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반박 입장문. ⓒ리디아 고 인스타그램 갈무리
이번 주 의원의 헛발질은 가족과 사생활, 예산을 엮어 '국민 혈세 낭비'라는 부정적 프레임을 설정하고, 이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나 유튜브 쇼츠로 널리 퍼지게 만든 뒤 면책특권을 활용해 책임을 피해간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정치인의 일방적 주장을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없이 받아쓰는 ‘따옴표 보도’는 언론의 검증 책임을 방기하는 행위"라며 "의혹을 제기한 정치인뿐 아니라 이를 검증 없이 확산하는 언론에도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주진우 의원의 상습적인 허위사실 공표를 더는 좌시하지 않겠다"며 주 의원을 허위사실로 유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주 의원은 "민주당이 저를 고발할 예정이라는데 무고로 맞고발 할 예정"이라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