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연일 벌어지는 무차별 해킹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정보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두 기관은 공공과 민간의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전수조사한다.
최근 은행에서 시작된 해킹 피해가 저축은행과 캐피털사로 번졌고, 웹사이트 제작에 널리 쓰이는 PHP에서도 심각한 보안 결함이 드러났다. 정부는 금융권을 뚫은 공격 수법과 PHP 취약점을 중심으로 국가 핵심 시설의 약점을 해커보다 먼저 찾아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기관과 기업을 가리지 않고 연일 벌어지는 무차별 해킹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정보원이 팔을 걷어붙였다. 두 기관은 공공과 민간의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전수조사한다. 사진은 10월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 연석회의에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10월28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정보통신기반 보호법'에 따른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대상으로 보안 취약점 전수조사에 들어간다. 민간 부문은 과기정통부가, 공공 부문은 국정원이 맡는다.
과기정통부는 연말까지 통신·플랫폼·금융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민간 부문 시설 170여 개를 점검한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관련 시스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점검은 최근 금융권 공격에 쓰인 수법을 중심으로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과 정보자산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PHP 취약점의 영향과 보안 패치 적용 현황도 함께 살핀 뒤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안 조치를 추진한다.
금융권에서는 9월30일 신한은행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파악된 뒤 KB국민·하나·BNK부산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털사에서도 피해가 잇따라 확인됐다. 신한은행에서만 고객 2만5천여 명의 정보가 빠져나갔다.
공공기관의 허점도 드러났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10월23일 저작권 등록정보 검색 서비스에서 저작자 등의 주민등록번호가 외부에 노출될 수 있다는 신고를 받고 그날 밤 차단 조치를 했다고 보고하는 일도 있었다.
이번 점검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와도 관련돼 있다. 이 대통령은 10월6일 국무회의에서 "최근에 금융기관과 공공기관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며 "특히 일부 해킹의 경우에는 인공지능이 활용된 정황도 드러나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이 매우 크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관계 부처에 민간과 국가 핵심 시스템 전반의 보안 체계를 "조속히 점검하고 필요한 보완 조치를 즉각 시행해 나가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과기정통부는 10월까지 점검 대상 기관들에 동의를 받고 자체 점검 체크리스트를 배포할 계획을 세웠다. 전체 점검은 이르면 11월까지, 늦어도 12월 안에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