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은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목표로 내걸었다.
목표 시점까지 4년가량 남았지만 3분기 영업이익률은 2분기 4%대에서 오히려 3%대로 뒷걸음질한 것으로 추정된다.
LG화학은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는 석유화학 사업에서 가격을 올리고, 일부 사업을 팔기로 하고, 멈췄던 공장을 다시 돌리며 재정비에 나섰다.
김동춘 LG화학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석유화학 사업 재정비에 힘쓰고 있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3분기 연결기준 실적은 매출 16조4780억 원, 영업이익 6325억 원으로 추산됐다.
석유화학 부문이 수익성을 끌어내렸을 것으로 분석됐다.
이충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LG화학 분석 보고서에서 "3분기 석유화학 사업부 수익성은 수요 부진과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2분기 대비 크게 악화됐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을 매출 5조1190억 원, 영업손실 1379억 원으로 가늠했다.
LG화학의 3분기 실적 예측치를 환산하면 영업이익률은 약 3.8%가 나온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4.2%였다.
이는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김동춘 사장의 목표와 거꾸로 가는 흐름이다.
김 사장은 6월 타운홀 미팅에서 기존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고부가가치 사업 비중을 확대해 2030년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김 사장의 이런 목표에 맞춰 최근 석유화학 부문의 재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11월1일부터 플라스틱 소재인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티렌(ABS), 스티렌 아크릴로니트릴 코폴리머(SAN), 범용 폴리스티렌(GPPS)의 가격을 올린다.
단가 인상폭은 1톤당 10만 원이다. 가격 인상은 플라스틱 소재의 원료인 원유 가격이 최근 미국-이란 전쟁 당시 수준으로 치솟은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관해 LG화학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의 통화에서 "이번에만 인상한 것은 아니며 상반기 유가가 많이 올랐을 때도 가격을 올렸었다"고 말했다.
사업 매각도 진행하고 있다.
국도화학의 26일 공시에 따르면 LG화학은 국도인터내셔널에 충남 서산 대산 비스페놀에이(BPA) 생산 및 판매 사업일체를 약 784억 원에 양도하기로 했다. 양도 예정 시기는 2027년 상반기다. BPA는 폴리카보네이트 수지, 에폭시 수지의 원료로 사용되는 소재다.
같은 LG화학 관계자는 양도 목적을 묻는 질문에 "(LG화학의 BPA 사업 매각과 국도화학의 BPA 생산능력 내재화라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았던 것 같다"며 "BPA 설비는 대산뿐 아니라 여수에도 있으며 외부판매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멈췄던 공장도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LG화학은 12일부터 전남광주 여수 나프타분해설비(NCC) 2공장 가동을 재개한다고 8일 공시했다.
LG화학은 앞서 3월 나프타 수급 차질로 여수 NCC 2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며, 원재료 수급 안정화 시 신속히 재가동해 생산 및 매출 차질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시했다.
같은 LG화학 관계자는 "여수 NCC 1공장은 10월 말에 정비에 들어간다"며 "다른 NCC(2공장)가 가동돼야 다운스트림에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정비만으로는 풀 수 없는 변수도 남아 있다. 석유화학 제품 가격 담합 혐의에 따른 과징금 문제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1일 LG화학, OCI, PKC, 애경케미칼, 롯데정밀화학, 유니드 등 석유화학 업체 6곳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1년 1월부터 2026년 4월까지 폴리염화비닐(PVC), 가소제 등 8개 석유화학 품목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이 특정한 담합 규모는 16조3961억 원이다.
이에 관해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일 LG화학 분석 보고서에서 가격 담합에 따른 과징금이 연내 충당금 비용으로 반영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도 9월 보고서에서 LG화학의 과징금 규모를 최소 3498억 원에서 최대 6996억 원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