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재정 문제와 명칭 분쟁을 이유로 센터를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이름이 삭제된 뒤 케네디 센터의 건물 벽면 일부가 방수포로 가려져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인 트루스소셜에서 케네디 센터의 폐쇄 이유를 "안전상의 이유"라 말했다.
그는 "센터는 즉시 폐쇄되지만 이사회에서 승인한 명칭에 대한 판결이 워싱턴D.C. 항소법원에서 내려지기 전까지 리모델링과 재건축 작업을 시작할 수 없다"며 "만약 부정적 판결이 나온다면 케네디 센터의 재건 및 개보수 공사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앞서 연방법원은 케네디 센터에 트럼프 이름을 새기려는 최근 시도를 두고 "이전의 법원 판결과 의회의 의지에 위배된다"며 제동을 걸었다.
미국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 크리스토퍼 쿠퍼 판사는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말장난'을 하고 있으며 '상식'을 무시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난했다.
크리스토퍼 판사는 "센터 파산을 막기 위해 트럼프의 이름이 필요하지만 센터에 참여하는 공연자들이 대통령의 행동에 항의하며 공연을 취소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친 트럼프 인사들로 채워진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건물 정면에 트럼프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불가능하며 공연장 부지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광장'으로 명명할 수도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케네디 센터 이사회는 지난 8월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바로 아래 작은 글씨로 '복원 및 개조 :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문구를 추가했고 케네디의 이름과 같은 크기의 글씨로 트럼프의 이름을 표기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판사는 15일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변화에 반대하면서 지난해 소송을 제기한 미국 오하이오주 민주당의 조이스 비티 하원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그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들은 의회의 승인 없이는 케네디 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누구, 혹은 그 어떤 것도 기념물로 설치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향후 모금 목표가 달성될 경우 센터 이사회는 건물 정면에 기부자 명단과 '트럼프 케네디 센터 기금'이란 글씨를 추가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크리스토퍼 판사는 "1억 달러(약 1400억 원) 목표가 달성되기 전에 이를 언급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 사용'을 둘러싼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케네디 센터의 외관은 몇 달 동안 부분적으로 가려져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 계정을 통해 "신속한 항소를 제기할 것"이라 전했다.
케네디 센터는 미국의 제34대 대통령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재임시절 연방 법령에 근거해 국립 문화센터로 출발했다. 예술 후원자였던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1963년 암살된 후 그를 기념하기 위해 센터 이름이 '케네디 센터'로 변경되었다.
* 허프포스트코리아는 미국 허프포스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번역·정리 박태열 허프포스트코리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