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장남의 7억 원대 상가 매입을 두고는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며 거듭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자신을 둘러싼 '철거민 특별공급' 의혹을 두고는 "정당한 절차에 따른 보상"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허프포스트
16일 오전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시작 전부터 증인과 참고인이 단 한 명도 채택되지 않은 것을 두고 여야가 맞붙으면서 회의장에는 팽팽한 분위기가 흘렀다.
임종득 국방위 국민의힘 간사는 "제기된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부르지 못한 청문회가 됐다"고 지적했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간사는 야당이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 등까지 증인으로 요구했다며 "청문회장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만들려고 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질의가 시작되자 야당의 공세는 장남의 7억 원대 상가 매입으로 향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사회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강 후보자의 30세 장남이 이모와 이모부에게 7억 원가량을 빌려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상가를 매입한 점을 파고들었다. 성 의원은 "아빠 찬스도 아니고 이모 찬스까지 썼다"며 "아들 하나 간수 못 하는데 어떻게 부대를 관리하겠다는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강 후보자는 아들의 경제생활을 일일이 알지 못했다고 답하면서도 "장관 후보자로서 국민 눈높이에 미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장남의 상가가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데 대해서도 "저의 불찰"이라고 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가세했다. 유 의원은 강 후보자의 장남이 월급에 비해 큰돈을 빌려 상가를 매입한 사실을 후보자가 몰랐다는 해명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추궁했다.
유 의원은 "자기 재산 목록 하나 제대로 판단 못 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50만 장병의 생명과 국토를 책임지는 자리에서 온전하게 결재할 수 있다고 국민들이 믿겠느냐"고 따졌다. 강 후보자는 별다른 반박 대신 다시 국민 눈높이를 언급하며 송구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자신의 철거민 특별공급 의혹으로 질의가 넘어가자 강 후보자의 답변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강 후보자는 서울 구로구 천왕동 주택이 정부 사업으로 수용되면서 특별공급을 받은 데 대해 "정부 시책에 따라 정상적인 절차로 보상을 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의원이 당시 천왕동으로 주소를 옮긴 이유를 재차 묻자 강 후보자는 최전방 GOP(일반전초) 부대장 근무 당시 잦은 주둔지 이동과 가족 사정 등을 설명하며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이어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이 "강신 철거민이라는 별명을 들어봤느냐"고 운을 떼면서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천 의원은 강 후보자가 앞선 질의에서 "철거민 특별공급이라는 단어를 처음 알았다"고 한 답변을 문제 삼으며 2008년 강 후보자 명의의 특별공급 분양 신청 내역을 제시했다.
천 의원은 "청문회 시작부터 이렇게 거짓말과 위증으로 시작해도 되느냐"고 몰아붙였다. 강 후보자 본인뿐 아니라 부친과 형, 고모까지 철거에 따른 특별분양을 받았다며 "딱지를 4개나 받았는데 몰랐다는 것이냐"고도 했다.
강 후보자는 이에 "수용당한 것에 대한 보상을 받은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천 의원이 "그 얘기가 그 얘기 아니냐"고 받아치자 강 후보자는 오히려 "당시 시세로도 저희는 엄청나게 손해를 봤다"며 "정당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