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의 ‘스타필드 마켓’ 전략이 서울에 이어 지방으로 확장된다. 지난달 서울 월계점을 첫 점포로 선보인 데 이어 17일에는 전북 군산점이 스타필드 마켓으로 문을 연다.
기존 이마트의 장보기 기능은 살리면서 문화·외식·여가 콘텐츠를 더해 점포 자체를 머무는 공간으로 바꾸는 방식이다.
이마트는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이마트 군산점을 '스타필드 마켓 군산점'으로 개장한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이마트는 17일 전북 군산시 이마트 군산점을 ‘스타필드 마켓 군산점’으로 리뉴얼 오픈한다고 16일 밝혔다. 2001년 문을 연 기존 점포를 대대적으로 손질해 영업면적을 약 300평 늘린 4994평(약 1만6509㎡) 규모로 재편했다. 1~2층 공간을 전면 재구성해 장보기와 쇼핑은 물론 식사와 휴식, 문화생활까지 한곳에서 이어지도록 했다.
◆장보기는 키우고, 머물 공간은 더했다
군산점은 이마트의 본업인 그로서리를 강화하면서 체류 콘텐츠를 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1층 이마트 매장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 그로서리 규모를 기존보다 10% 늘린다. 노브랜드와 5K프라이스는 약 50평 규모의 특화존으로 구성하고, 와인·맥주·위스키 등을 모은 ‘와인앤리큐르’도 약 50평 규모로 새롭게 선보인다. 11월에는 초저가 생활용품 전문관 ‘와우샵’도 문을 연다.
2층은 쇼핑 중심의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이 머물 수 있도록 바꿨다. 독서와 휴식을 위한 ‘북 그라운드’와 어린이 놀이·체험 공간인 ‘키즈 그라운드’를 마련했다. 문화센터의 어린이 강좌도 기존보다 20% 늘려 발레, 원어민 영어, 경제교실, 방송댄스 등을 운영한다.
◆ 서울 찍고 지방으로, 스타필드 마켓 넓힌다
군산점의 의미는 기존 이마트 한 곳을 새로 꾸미는 데만 있지 않다. 이마트가 기존 점포를 활용해 스타필드의 공간 콘텐츠를 확산하는 방식이 서울을 넘어 지방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2024년 죽전점에서 시작해 2025년 일산·동탄·경산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지난달 서울 첫 점포인 월계점을 선보였고, 이번에 군산점이 합류한다. 스타필드가 새로운 부지를 개발해 대형 복합쇼핑몰을 만드는 방식이라면, 스타필드 마켓은 이미 운영 중인 이마트 점포를 다시 구성한다. 장보기라는 기존 기능을 유지하면서 문화·외식·여가 콘텐츠를 더해 점포의 역할을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월계점은 이런 확장 방식이 서울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보여준다.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한 점포에 결합해 상품 구색을 넓혔고, 3040세대 유아동반 가족을 겨냥해 북 그라운드와 키즈 그라운드, F&B, 문화센터 등을 배치했다. 올리브영을 기존보다 3배 큰 120평으로 확대하고 신세계팩토리스토어, 데카트론, ABC마트 등 전문점도 더했다.
군산점은 월계점과 같은 틀을 그대로 가져오지는 않았다. 트레이더스를 결합한 월계점과 달리 군산점은 기존 이마트의 그로서리 경쟁력을 키우면서 가족 단위 체류 공간과 F&B를 더했다. 상권과 점포 규모에 맞춰 스타필드 마켓의 구성을 달리한 셈이다.
◆ 기존 점포를 활용해 ‘스타필드’ 영역 넓히는 정용진
이러한 변화는 정용진 회장이 이마트와 신세계프라퍼티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오프라인 공간 전략과 맞물린다. 정 회장이 키워온 스타필드는 쇼핑을 중심으로 식음·문화·여가를 결합하면서 소비자가 일부러 찾아가는 공간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이마트에서는 이와 다른 방식으로 기존 점포에 스타필드의 공간 콘텐츠를 결합하고 있다.
핵심은 새로운 점포를 계속 짓는 것만이 아니다. 전국에 이미 자리 잡은 이마트 점포를 활용해 지역별 상권과 고객에 맞는 공간으로 다시 만드는 것이다. 이마트가 가진 전국 점포망을 스타필드 마켓 확장의 기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마트와 스타필드의 역할도 이 과정에서 맞물린다. 이마트가 식품과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소비자가 반복해서 찾는 일상적 쇼핑 공간이라면, 스타필드는 쇼핑 외에 문화와 여가를 위해 찾아가는 공간이다. 스타필드 마켓은 기존 이마트 안에서 이 두 가지 기능을 결합하는 형태다.
스타필드 마켓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리뉴얼 이후 나타난 매출 성장도 있다. 스타필드 마켓 4개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 전체 매출 증가율 2.7%를 웃돈다. 기존 점포를 단순히 새롭게 꾸미는 데서 그치지 않고 상품과 콘텐츠, 공간 구성을 함께 바꾸면서 별도의 점포 형태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