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이 요구하거나 공사비가 일정 이상 증액되는 경우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공사비 검증’을 이행하지 않은 사업시행자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공사비 검증의 실효성을 높여 조합원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공사비를 둘러싼 갈등을 줄이자는 취지다.
허영 의원 ⓒ 연합뉴스
국회 교통위원회 소속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은 이 같은 내용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고 3일 밝혔다.
공사비 검증은 재개발·재건축사업에서 조합원 재산권을 보호하고 사업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비용 산정의 적정성을 전문기관이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다.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 검증기관이 사업시행자의 요청을 받아 공사 물량과 단가, 각종 비용 등을 검증한다.
현행 도시정비법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에서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사업시행자가 시공자와 계약을 체결한 뒤 정비사업 지원기구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의 5분의 1 이상이 사업시행자에게 공사비 검증 의뢰를 공식적으로 요청한 경우, 시공자가 요구하는 공사비 증액 비율이 10% 이상(사업시행계획인가 이전에 시공사를 선정한 경우) 또는 5% 이상(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에 시공사를 선정한 경우)인 경우, 한 차례 공사비 검증을 완료했는데도 시공자가 공사비를 추가로 3% 이상 증액하는 경우가 대상이다.
그런데 허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단계에 있는 정비사업장 가운데 공사비 검증 의무대상임에도 검증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2022년 14곳, 2023년 14곳, 2024년 28곳 등 최근 3년간 56곳이나 됐다.
문제는 현행법에는 공사비 검증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도 별도로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법정 의무에 상응하는 제재수단이 없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개정안은 공사비 검증 요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자에게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사비 검증을 거치지 않으면 증액된 공사비가 적정한지 객관적으로 확인할 기회가 줄어들고, 조합과 시공자 간 협상이 장기화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이 허 의원의 설명이다.
허 의원은 “공사비 검증은 공사비 증액 과정에서 조합원의 재산권을 지키기 위해 법이 마련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의무만 두고 위반해도 아무런 제재가 없는 사각지대를 보완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