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 주가가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 첫 진출, 5천억 원이 넘는 일감 확보라는 기분 좋은 수주 소식에도 13% 가까이 급락했는데 이를 놓고 미국 데이터센터 ‘님비(NIMBY)’ 현상과 수주 기대감이 ‘선반영’된 데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에게는 최근 낭보를 이어갈 추가 수주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뿐 아니라 두산퓨얼셀이 이 사장 체제 아래 영업손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두산퓨얼셀 기업가치를 회복하고 중장기적으로 실적개선 기조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을 겨냥한 연료전지 사업에 힘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두순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사장이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에서 주가 상승과 수익성 반등의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두산퓨얼셀
◆ 미국 첫 진출·5014억 수주에도 주가는 13% 빠졌다
9월3일 증권업계 안팎에 따르면 두산퓨얼셀의 주가가 급락한 데는 미국에서 데이터센터를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 건립하지 말라는 님비 현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퓨얼셀은 2일 미국 자회사 하이엑시엄과 연계해 현지 AI 데이터센터에 인산형 연료전지(PAFC)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8월 초 유럽에서 따낸 1087억 원 규모의 연료전지 부품 계약을 더하면 2026년 연결기준 매출 전망치인 5100억 원가량을 웃도는 6천억 원 가량의 수주잔고를 1개월 사이에 확보한 것이다.
다만 두산퓨얼셀은 2일 장 시작 전에 대규모 수주 소식을 전했는데 당일 주가는 12.74%나 빠진 3만8700원을 기록했다. 이에 두산퓨얼셀이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지만 현지에서 설비 확장을 놓고 부정적 목소리가 나오는 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두산퓨얼셀 분석보고서에서 “국내에서만 연료전지 사업을 하던 두산퓨얼셀의 해외 진출이 확인됐고 (경쟁사인) 블룸에너지와 함께 경쟁력을 증명했다”며 “다만 최근 미국에서 전기요금 상승, 환경오염, 소음 등으로 데이터센터 건설 금지가 확산하고 있어 해외 수주 소식에도 주가는 13%가량이나 하락했다”고 바라봤다.
미국에서는 빅테크가 주도하는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환경 오염, 생활 불편을 넘어 실질적으로 전기요금 급등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이번 수주 모멘텀이 이미 ‘선반영’돼 실제 공급계약에도 두산퓨얼셀 주가가 대폭 하락한 것이라는 시선이 있다.
두산퓨얼셀이 꾸준히 미국 AI 데이터센터에 활용된 연료전지 수주를 추진한다는 점을 시장과 소통했다. 두산퓨얼셀 주가는 4만 원 안팎에서 오랜 기간 횡보하다 2026년 5월7일에는 종가 기준 10만15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1일 4만 원대 중반으로 주가가 낮아져 있었지만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으로 발을 넓힐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오히려 차익실현의 시점이 됐다는 시각이 나온다. 2일 두산퓨얼셀 주가는 7거래일 만에 다시 3만 원대로 내려 앉은 것이다.
◆ 기업가치나 실적이나, AI 데이터센터발 추가 일감 확보가 관건
주식시장에서 기대하고 있는 기업가치 상승이나 두산퓨얼셀의 수익성 반등을 위한 이두순 사장의 핵심 숙제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전력시장에서 커지는 기회를 잡는 것으로 여겨진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퓨얼셀의 주가 반등의 전제조건으로 현지 데이터센터 관련 규제 완화 움직임과 함께 ‘추가 수주 성과’를 강조했다. 미국에서 확산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님비 현상과 관련한 우려를 씻어낼 수 확실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이 사장에게 두산퓨얼셀의 해외 수주를 확대할 사업 기회는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님비현상이 심해지고 있는데 이런 여론이 확산할수록 반대 이유의 핵심인 전기요금 급등을 막을 대안으로 ‘온사이트(On-Site)’ 발전, 즉 독립망을 갖춘 자체 발전설비의 수요는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자체 발전원 가운데서도 가스발전은 설치에 수년이 걸리지만 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는 1년 안팎이 필요하다는 점도 비교 우위 요소로 꼽힌다. 일반적 AI 데이터센터 건설 기간인 18개월 안에 납기를 맞출 수 있다는 점을 두산퓨얼셀도 강조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는 진동이나 소음, 대기 오염 등에서도 가스발전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산업 측면에서 AI 데이터센터 확대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관련 시장이 지속해서 성장하는 만큼 두산퓨얼셀의 기회도 자연스럽게 확장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특히 이번 수주는 두산퓨얼셀의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가능성을 키우는 핵심 재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국내 수소 발전시장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이 사장은 새로운 시장에 두산퓨얼셀의 실적 반등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두산퓨얼셀은 2025년 연결기준 영업손실 1057억 원을 냈다. 2026년에도 상반기 영업손실 522억 원을 봤고 하반기에도 빠른 반등이 어려워 영업적자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수주의 본격적 공급이 개시되는 2027년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이 예측됐다.
증권업계에서는 두산퓨얼셀 2027년 흑자전환을 점치고 있다. 추가 수주는 흑자전환 가능성을 더 높이는 등 이익체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3일 두산퓨얼셀 분석보고서에서 2027년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를 372억 원으로 제시하고 “두산퓨얼셀은 미국 등으로 수출 논의를 지속하고 있어 추가 수주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며 “2026년까지 영업적자가 불가피하지만 2027년 하반기부터는 매출 상승, 고정비 감소 효과 등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2일 수주 관련 보도자료에서 “신속한 공급과 단계적 확장성을 앞세워 북미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이두순 체제’ 두산퓨얼셀 아쉬운 수익성 성적표, 추가 수주가 절실한 또 다른 이유
두산퓨얼셀은 2024년부터 영업적자로 전환해 연간 손실을 올리고 있다. 현재 전망을 더하면 2026년까지 3년 연속으로 부진한 수익성에 빠져있는 것이다.
두산퓨얼셀은 판매단가 하락, 생산시설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원재료 가격 상승, 신사업으로 분류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관련 시행착오 비용 등이 겹치면서 부진한 성과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는 이 사장이 두산퓨얼셀에 합류한 시기와 공교롭게도 맞물려 있다.
이 사장은 2016년부터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대표이사를 맡으며 두산그룹의 수소 드론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2024년 1월 두산퓨얼셀에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로 합류했다. 같은 해 3월 사내이사에 오르며 정형락 당시 대표이사(최고경영자·CEO)와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이어 2024년 9월에는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두산퓨얼셀 대표이사(CEO) 자리에 올랐다.
이 사장은 두산퓨얼셀에 합류할 때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대표 때부터 쌓아온 수소 사업 경력을 높게 인정받았다.
두산퓨얼셀 이사회는 2024년 이 사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하면서 “드론용 연료전지 사업을 하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역임을 통해 수소 사업에 관한 폭넓은 경험과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두산퓨얼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