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17 전당대회에서 자신이 당선되면 100일 안에 민주당 지지율을 10%포인트 끌어올리겠다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취임 보름여가 지난 현재까지 반등은커녕 오히려 지지율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지명직 최고위원 '일방적 지명', 정청래 전 대표와의 공개 충돌, '민티07'(민주당TV)을 둘러싼 지지층 내부 갈등, 강민구 윤리감찰단 부단장 해임까지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을 '결집'시켜 단기간에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던 취임 전 구상이 무색하게, 정작 김 대표 스스로 당내 갈등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세종 보람동 세종시청에서 열린 제8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지난달 17일 선출된 김 대표의 취임 이후 민주당 지지율은 뚜렷한 반등은커녕 되레 하락하고 있다. 이날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발표한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39.3%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지난달 20일 발표된 42.5%와 비교하면 오히려 3.2%포인트 떨어친 수치다.
김 대표는 지난달 12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당대회가 일반적인 흐름대로 끝나면 하락이 곧 멈추고 한 달 안에 반등의 조짐이 시작돼서 3개월 후 정도면 실제로 정당 지지율 10% 회복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정당 지지율이 함께 오르는 '쌍끌이 체계'를 "100일 안에 만들 계획과 자신이 있다"고 장담했다. 그러나 KSOI가 이날 함께 공개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41.2%로, 직전 조사인 지난달 20일(42.8%)보다 1.6%포인트 하락했다.
이처럼 이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을 두고 김 대표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 대표는 취임 이후 곧바로 '통합'보다 '친정체제 구축'에 속도를 냈다. 이 과정에서 파열음은 계속 커졌다.
먼저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전용기 의원과 권미경 한국노총 전국공공연대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을 각각 청년·노동 몫의 최고위원으로 지명했다. 이에 친청계 최고위원인 최민희·이성윤·한민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최고위)에서 사전 협의도 없이 인선을 발표했다며 반발했다.
특히 최 의원은 김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청년 몫 지명직 최고위원을 경선 방식으로 선출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재고를 요구했다. 결국 친청계 최고위원 3명은 다음 날 열린 최고위에서 전 의원과 권 위원장의 지명안을 의결하는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했다.
상대 후보에 대한 거친 공방으로 계파 간 앙금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전당대회 직후, 갈등을 봉합해야 할 신임 대표가 첫 지도부 구성에서부터 새로운 갈등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또 지난달 27일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서는 김 대표와 정 전 대표의 갈등이 공개적으로 터져 나왔다.
김 대표는 모두발언 발표에서 정 전 대표와 약 2분간 사적으로 나눈 대화를 사전 동의 없이 프레젠테이션 소재로 활용했다. 정 전 대표가 대표적 '중도는 없다'론자라면, 자신은 기존 지지층을 기반으로 중도·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발표했다.
정 전 대표는 발표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잠깐의 대화가 프레젠테이션의 소재가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이것은 마이크 독재다. 이런 황당한 경우를 나는 20년 동안 본 적이 없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가 직접 추진한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개편도 또 다른 지지층 분란으로 이어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왼쪽)가 8월12일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은 기존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를 '민주당TV'로 확대 개편하고, 1일 오전 7시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 '민티07'을 처음 선보였다. 문제는 방송 시간이 김어준 씨가 진행하는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 겹친다는 점이다.
두 방송이 같은 오전 7시대에 편성되면서 지지층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뉴스공장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고, 뉴스공장에 출연한 민주당 의원을 향해 항의 문자와 전화가 쏟아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김 대표는 "민티의 경쟁 대상은 오직 민티뿐"이라며 뉴스공장 견제 의도를 부인하고, 민티07을 당의 공식 기조를 전달하는 '교과서'와 같은 용도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민티07 출범 이후 민주당 내부의 계파 갈등은 지지층 사이에서 '뉴스공장 vs 민티07' 경쟁으로 계속 확대재생산됐.
김 대표의 당직 인사도 계파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김 대표가 지난달 31일 윤리감찰단 부단장으로 임명한 강민구 대경대 교수는 1일 친석계 박선원 최고위원에게 "정청래 세력들이 김기표 의원 작업 들어온 듯하다", "빨리 가서 장악해야 할 듯하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모습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김 대표는 논란이 불거지자 강 교수를 임명 하루 만에 즉각 해임했다. 그러나 당내 윤리 문제를 들여다보는 윤리감찰단 부단장이 특정 계파를 '세력'으로 지칭하며 적대적 인식을 드러낸 사실 자체가 김 대표에게는 뼈아픈 대목이다.
이처럼 당내 계파 갈등이 해소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 비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최근에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인사 논란까지 겹치면서 여권 전체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김 대표는 당선 전 "한 달 안에 반등의 조짐이 시작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말한 한 달은 이제 보름 남았다. 김 대표에게 시간이 많지 않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이번 조사는 8월31일부터 9월1일까지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5.9%,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비교 대상으로 인용한 직전 조사는 8월18일부터 1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5.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