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의 자회사 셀트리온제약이 제약·바이오 업계의 주요 흐름인 바이오시밀러 규제 완화와 피하주사(SC) 제형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업계와 증권가의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셀트리온제약이 이 같은 두 가지 추세를 동시에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 유영호 대표이사는 앞으로 이 같은 흐름을 셀트리온제약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처방 점유율을 높이고 피하주사 제형 확대에 따른 프리필드시린지(PFS, 사전충전형주사기) 위탁생산(CMO) 수주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유영호 셀트리온제약 대표이사 ⓒ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3일 증권가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전날 발행한 셀트리온제약 분석 보고서에서 “모회사가 앞에서 끌고, 한국정부가 뒤에서 민다”라고 표현하며,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품목 및 피하주사 제형 확대,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이 셀트리온제약의 성장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셀트리온제약의 사업구조
셀트리온제약은 2000년 11월 설립된 셀트리온그룹의 의약품 생산·판매 기업이다.
회사의 사업부문은 크게 케미컬, 바이오, CMO로 구성된다. 케미컬 부문은 간장용제 ‘고덱스’를 중심으로 하는 케미컬의약품을 제조해 판매하고, 바이오 부문에서는 모기업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을 국내에 독점 판매한다. CMO 부문은 청주공장의 PFS 라인에서 원료의약품을 들여와 완제의약품을 만드는 용역을 수행한다.
청주공장에서 생산하는 PFS에는 △약물이 담긴 기본 주사기인 프리필드시린지 △주사 후 바늘이 자동으로 가려지는 안전장치를 장착한 프리필드시린지-S △환자가 직접 버튼을 누르거나 피부에 대면 자동으로 약물이 투여되는 펜 형태의 오토인젝터가 모두 포함된다.
그런데 회사 쪽의 IR 자료에 따르면, 실적에서 기존 주력이던 케미컬의 비중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바이오와 CMO의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2024년 53.3 : 18.1 : 28.6였던 사업부문별 비중(%)은 2025년 49.5 : 24.4 : 26.1으로 바뀌면서 바이오와 CMO 합산 비중이 케미컬을 넘어섰다. 2026년 2분기 43.7 : 23.9 : 32.4를 기록하면서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강해졌다. 셀트리온제약의 사업구조가 기존 케미컬 중심에서 바이오·CMO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임을 볼 수 있다.
이는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에 공급하는 바이오시밀러 의약품의 판매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글로벌 시장에서 PFS 제품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CMO 생산물량이 증가한 결과로 해석된다.
◆ 바이오업계 흐름 셀트리온제약에 긍정적
이런 상황에서 최근 모기업인 셀트리온의 사업 방향과 제약·바이오 업계의 분위기, 그리고 정부의 정책 방향은 셀트리온제약의 실적과 기업가치 상승에 더 큰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정책 변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제품군 확대 △피하주사 제형 확대 추세 등 세 가지 면에서 파악할 수 있다.
우선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정책 변화 흐름을 들 수 있다. 현재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규제기관들은 약가를 낮추고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임상 및 허가 과정에서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 필요성까지 고려해 바이오시밀러 우호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한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가 4월 공개한 규제합리화 로드맵에 저가 바이오시밀러를 선택하는 환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되면서다. 정부는 전문가와 업계 의견을 거쳐 연말까지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맞물려 모기업 셀트리온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셀트리온제약은 셀트리온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5개 품목, 항암제 3개 품목 등 총 12개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셀트리온이 2030년까지 신규 바이오시밀러 7개를 추가 출시하고, 처방영역도 더욱 다변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셀트리온제약이 판매할 수 있는 바이오시밀러 품목군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피하주사 제형의 제품이 늘어나는 추세는 셀트리온제약에게 이중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먼저 현재 제약업계에서는 바이오의약품의 제형을 기존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전환하는 방향이 두드러지며, 셀트리온 역시 피하주사 제형 파이프라인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이는 환자와 의료진의 편의성을 높이기 때문에 시장 확대에 긍정적이다.
아울러 피하주사 제형 확대는 셀트리온제약이 영위하는 PFS CMO 수주를 늘릴 수 있다. 이는 환자 스스로 투여가 가능한 피하주사 제형 의약품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만족하는 패키징 방식이 PFS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셀트리온제약의 CMO 부문 2026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견줘 38.9% 성장했다.
이와 관련 셀트리온제약은 2026년 7월 PFS 신규 생산시설을 구축하기 위한 2조 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28년부터 2030년까지 2단계 투자를 통해 PFS 생산능력을 현 2천만 개에서 7천만 개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 유영호 대표, 처방점유율과 외부 CMO 수주 확대 과제
현 셀트리온제약의 최고경영자인 유영호 대표이사는 △바이오시밀러와 피하주사 제형 확대 흐름을 회사의 실적으로 연결하고 △지금 추진되고 있는 회사의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 정부의 바이오시밀러 활성화 정책을 실제 회사 제품의 처방 증가로 연결해 시장점유율을 적극 확보해 나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CMO 사업에서 모기업 셀트리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 나감으로써 글로벌 SC 제형 확대 흐름에 적극적으로 올라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로 IBK투자증권은 2026년 상반기 셀트리온제약 CMO 사업 매출 중 약 88%가 셀트리온향 PFS 생산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
앞으로 유 대표는 외부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CMO 계약을 적극적으로 따내, 독립적인 CMO 경쟁력을 시장에 증명하는 데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