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등 거대 기술 기업 CEO들이 G20 국가에 인공지능(AI) 관련 규제 최소화를 촉구했다. 엄격한 규제가 AI 산업 성장을 저해할 것이란 취지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운데)가 2026년 9월2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현지시각) "기술 기업 CEO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이 G20 정책 입안자들에게 AI 규제를 최소화할 것을 촉구했다"며 "이들은 엄격한 규제가 세계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질병을 치료할 잠재력을 가진 AI 산업의 성장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기술 기업 CEO들과 G20 정책 입안자들의 만남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열린 G20 혁신장관회의에서 이뤄졌다. 이 회의는 오는 12월14~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진행되는 사전 준비 작업의 일환이다.
G20 회원국은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기존 G7 회원국과 한국, 러시아,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브라질, 멕시코,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신흥경제 12개국, 그리고 유럽연합(EU)을 포함한 20개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날 참석한 기술 기업 CEO에는 황 CEO 외에도 샘 올트먼 오픈AI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테슬라 CEO,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 등이 있다.
황 CEO는 이날 발언에서 G20 국가 관계자들에게 "가상의 이론적 피해가 아닌 실제 발생하는 실질적 피해를 규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황 CEO는 이어 조 바이든 전 미국 행정부 등이 제안한 규제가 아닌 모델 정확도를 높이는 고급 모델 훈련 등 기술 발전이 AI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 CEO도 혁신을 촉진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규제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유럽에서는 규제 시스템이 너무 엄격하다고 비판했다. 머스크 CEO는 이어서 AI가 세계 경제 규모를 20~30%까지 성장시킬 수 있으며, AI 기반 로봇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더 널리 사용될수록 경제 성장이 더 크게 체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 데이비드 삭스 백악관 AI 고문, 마이클 크라치오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은 이런 주장에 동조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완화된 AI 정책이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AI 분야를 선도하고 미국의 AI 기술을 전 세계 G20 파트너들에게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글로벌 AI 분야 협력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크라치오스 실장과 러트닉 장관은 이날 중국 관료들을 만났고 중국 관료들은 다른 G20 관료들과 함께 '캐롤라이나 원칙'에 서명했다. 캐롤라이나 원칙은 각국이 신흥 기술에 관련해 기초 연구에 투자하고, 상용화 경로를 강화하며, 신뢰할 수 있는 기술 채택 및 배포를 가능하게 할 것을 촉구한다.
최근 중국 기업들은 누구나 다운로드해 실행 및 수정할 수 있도록 가중치와 구성 요소가 공개된 모델인 오픈 소스 AI 모델을 공개해 왔다.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보안 우려를 이유로 들며 중국산 오픈 소스 AI 모델의 접근 제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저커버그 CEO 및 황 CEO 등 기술 기업 CEO들과 중국 기업 임원들은 모든 AI 도구의 접근성을 높이는 게 오히려 보안 시스템을 강화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회의에서 "누구도 메타 제품을 비롯한 모든 오픈 소스 모델을 제한하거나 폐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사이버 보안 위험 및 기타 잠재적 피해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AI 표준 및 감독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다만 올트먼 CEO는 이런 위험이 기술 접근 자체를 제한하는 엄격한 규제를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회의에서 "AI를 들이지 않겠다는 것은 마치 100여 년 전에 우리나라에 전기를 들이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생각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