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정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정작 규제 대상인 청소년 사이에서는 반대 의견이 더 많아 인식 차이를 보였다.
SNS를 하는 청소년들과 이들을 지켜보는 어른들. AI 합성 이미지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8월14~19일 만 14~58세 국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안전한 소셜미디어 이용 환경 조성을 위한 온라인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1일 결과를 발표했다.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 찬성' 28.7%, '약간 찬성' 42.0%로 찬성 의견이 70.7%에 달했다. 반대 의견은 29.3%('약간 반대' 22.3%, '적극 반대' 7.0%)였다.
그러나 청소년만 놓고 보면 분위기는 달랐다. 만 14~18세 청소년 응답자 200명 가운데 59.0%가 이용 제한 정책에 반대했고, 찬성은 41.0%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와 청소년 사이에서 정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엇갈린 셈이다.
구체적으로 몇 세 이하의 이용을 제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만 15세가 16.8%로 가장 많았다. 이어 만 18세(14.9%), 만 12세 미만(13.1%) 순이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규제의 초점을 어디에 맞춰야 하는지를 두고 나타난 인식이다. '이용 제한'과 '플랫폼 책임' 가운데 어느 쪽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느냐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9.8%가 플랫폼의 기능과 환경을 보다 안전하게 바꾸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답했다.
청소년 사이에서는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했다. 청소년 응답자의 72.0%가 이용 자체를 제한하는 것보다 플랫폼의 기능과 환경을 안전하게 만드는 데 정책의 무게를 둬야 한다고 봤다.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근을 막는 방식보다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았다. 응답자 대다수는 정책이 시행되더라도 '다른 사람의 계정 등을 이용'하거나 '이용이 제한되지 않는 다른 소셜미디어나 온라인 서비스로 이동'하는 등의 한계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정애 재단 책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플랫폼의 책임 강화와 가정·학교에서의 지도·교육, 그리고 청소년의 자율적인 조절 역량 강화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과 성인 사이에 적지 않은 인식 차이가 확인된 만큼, 향후 관련 정책과 제도를 논의할 때도 연령집단별로 서로 다른 소셜미디어 이용 경험과 정책 인식을 충분히 파악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최근 SNS를 통해 확산되는 딥페이크 성범죄와 불법·유해 콘텐츠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플랫폼의 책임과 청소년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호주는 16세 미만의 SNS 계정 보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노르웨이와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도 청소년의 SNS 이용 연령을 제한하는 정책과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한국은 청소년의 SNS 이용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 보호와 유해 콘텐츠 차단 등을 중심으로 규제하고 있으며, 호주와 같은 강력한 연령 제한 도입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SNS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될 경우 청소년의 표현과 소통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따라 청소년의 안전을 보호하면서도 SNS 이용을 보장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제도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