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한 태양광 발전 확대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태양광 패널 표면에 반사된 빛이 새들에게 호수나 강처럼 보일 수 있어, 이동경로와 먹이활동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기후위기의 해법으로 꼽히는 태양광 발전이 조류 생물다양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심도 있는 연구과 해법 찾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태양광 발전에 쓰이는 패널에 비친 빛 때문에 새들이 혼란스러워지고 심지어 화상이나 충돌 등으로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AI 이미지.
30일 AFP통신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태양광 확대정책이 강한 지역일수록 조류 다양성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중국 내 2300개 이상의 현(縣)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끝에 나온 것이다. 태양광 발전 확대 정책으로 인해 농경지와 초지가 빠르게 태양광 발전 부지로 전환되면서 조류 생태계에 영향을 줬다고 연구는 결론 내렸다.
일반적으로 태양광 패널은 어두운색의 매끈한 표면을 지녀 물 표면처럼 특정방향으로 정렬된 빛을 강하게 반사한다. 이를 '편광'이라고 한다. 이렇게 반사된 빛(편광)은 새들이 물가를 찾거나 먹이를 찾을 때 활용하는 빛과 유사해 새들을 혼란스럽게 만든다.
호주 머독대학교 야생동물생태학자 트리시 플레밍 교수는 최근 머독대학교 연구자료에서 "태양광 패널에서 반사되는 빛이 수면처럼 보여 이동하는 새를 혼란스럽게 하고 경로를 이탈하게 만들 수 있다"며 "태양광 시설이 조류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착시가 이론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실험으로도 확인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에너지위원회가 지원한 2024년 연구는 새들이 가시광선 범위의 편광을 실제로 볼 수 있고, 이를 이용해 먹이나 수역을 찾아낸다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새의 눈에는 태양광 발전소 전체가 거대한 호수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착시가 단순한 방향혼란을 넘어 새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새들이 패널이나 관련 설비에 충돌해 다치거나, 집광형 태양열발전 시설 주변의 강한 열에 노출돼 폐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시설 조성에 따른 서식지 변화와 먹이활동 교란 역시 잠재적 생태 영향으로 거론된다.
플레밍 교수 연구팀은 전 세계 태양광 시설에서 한 해 약 1730만 마리의 새가 죽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 확대를 멈출 수는 없다. 태양광은 발전 과정에서 화석연료 발전과 달리 온실가스 배출이 없어, 전력부문의 탈탄소화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꼽힌다.
세계 각 나라들도 청정 에너지원으로서 태양광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태양광 신규 설비는 처음으로 600GW(기가와트)를 넘었고, 누적 설비용량은 약 2800GW에 이르렀다. 중국은 약 370GW를 새로 설치했고, 유럽연합(EU)은 약 70GW, 인도는 약 50GW를 추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솔라파워유럽에 따르면 글로벌 태양광 발전 설치규모는 2030년에는 2025년의 누적설비용량의 2.7배 가량인 7600G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태양광발전과 조류 생태계 사이에 조화를 이룰 수 있는 해법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탄소를 줄이는 태양광 발전이 또다른 생태비용을 만들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이 태양광 발전소를 지을 것인가'뿐 아니라 '어디에 어떻게 설치할 것인가'를 묻는 기준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장후이밍 난징정보기술대학교(NUIST) 연구원은 AFP통신 인터뷰에서 태양광 발전을 두고 "중요한 것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늦추는 것이 아니다"며 "태양광 개발을 진행할 때 생태학적 지식을 염두에 두고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