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NS 기업 메타가 아동청소년에게 중독성을 유발하는 장치를 일부러 설계해 자사 제품인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에 도입했다는 내용의 소송에서 합의금으로 최대 171억 달러(약 24조 원)를 내게 됐다.
그러나 유사한 소송이 걸린 기업은 메타 뿐이 아니다. 틱톡과 유튜브도 이런 소송이 걸려 있고 합의금을 내거나 패소한 사례가 있다. 즉 SNS 기업들은 모두 중독성을 유발하는 장치를 플랫폼에 포함했다. 성인 역시 중독성 유발에 영향을 받으며, SNS 기업은 사업 방식 때문에 이런 장치를 설계해 넣는다.
한 남자가 2020년 2월21일 전화를 하면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펙셀스
SNS 기업은 사용자에게 맞춤형 광고 상품을 제공하는데, 광고주는 광고의 노출 건수나 사용자의 광고 상호작용 횟수마다 SNS 기업에 비용을 지불한다. 기사관리이 운영 방식에 따르면 SNS 기업은 사용자들의 플랫폼 체류 시간을 극대화해 노출 횟수와 확률을 높이고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해 더 정확한 광고를 제공할수록 수익이 올라간다.
SNS 기업에겐 사용자가 SNS에 중독되거나 적어도 오랜 시간을 SNS에서 보내게 할 요인이 존재한다. 영국 언론 BBC는 지난 3월 SNS 기업 내부고발자들을 인용해 SNS 기업들이 일부러 분노를 부추겨 사람들이 더 오래 SNS에 체류하게끔 했다고 보도했다.
BBC가 입수한 메타 내부자료에 따르면 메타는 "SNS 컨텐츠가 중요한 내용을 담고 사람들의 옳고 그름과 도덕적 신념과 관련될 때 사람들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한다"며 "수동적으로 스크롤하는 대신 컨텐츠에 몰입하고 특히 해당 컨텐츠가 사람들을 분노하게 할 때 더욱 그렇다"고 분석했다.
메타는 이어 "참여율이 높기 때문에 알고리즘은 이용자들이 해당 컨텐츠를 좋아하고 비슷한 내용의 더 많은 컨텐츠를 원한다고 가정한다"고 짚었다.
내부고발자들은 BBC에 메타가 일부러 유해하지만 불법은 아닌 혐오적이고 음모론적 컨텐츠를 사용자들의 피드에 보이게 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틱톡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SNS에서 어떤 내용을 봤을 때 화가 난다면 정말로 '나'의 분노가 맞는지 점검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SNS에서 계속 극단적 내용을 보다 보니 만들어진 분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몇 년 전에 유행했던 민트초콜렛 호불호 논쟁이 있다. '내'가 민트초콜릿을 싫어하고 다른 사람은 좋아한다고 해서 '내' 인생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혀 없다. 같이 음식을 먹는 경우면 모를까, 남이 '나'와 별개로 민트초콜릿을 좋아하는 것은 오히려 '내'가 민트초콜릿을 받았을 때 그 사람에게 건네 줄 좋은 기회다. 굳이 화를 낼 필요가 없다.
누구에게 화가 나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거짓말을 하려면 약간의 진실을 섞으라는 말이 있다. '나'는 어떤 이유 때문에 합당하게 분노가 날 수도 있다. 그런데 '내' 분노가 누구한테 향하는지도 중요하다. 정말 이 문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누구인가? 누가 이 구조와 틀을 만들었는가? 가만히 있는 옆사람에게 화를 낸다 해서 '내' 상황이 변화하지는 않는다.
실제 현실이 그런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 문제는 진짜로 무엇 때문일까? 다른 요인은 없는가? '나'는 이 문제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전문성이 없는 다른 사람-예로 인플루언서 등, 인플루언서들 역시 분노를 부추기면 조회수가 늘어 수익이 늘기 때문에 분노를 부추길 경제적 요인이 존재한다-의 말만 듣고 화를 내고 있는 건 아닌가?
특히 ‘내’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 접하기 어려운 대상일수록 실제 대상과 유리된 판단을 내리기 쉽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뉴스에서도 그렇지만, 극단적 사례는 주의를 끌고 평범한 사례는 주의를 끌지 않는다. '내'가 화를 내고 있는 대상은 사실 극히 정상적 사람들로 가득한데, 조회수는 수익이 되기 때문에 극단적 예시만 SNS나 영상 등에서 보이기 쉽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게 맞는지 점검하는 것도 중요하다. 복권에 당첨돼 50억 원을 받는 기쁨과 길 가다 예쁜 꽃을 보는 기쁨이 다르듯이, 작은 것에 하나하나 극단적으로 분노할 필요도 없다.
계속된 분노는 건강에 좋지 않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은 인간 몸이 위기상황이라고 생각했을 때 단기적으로 생성돼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나온다. 그런데 만성적으로 아드레날린에 노출되면 몸은 만성 피로, 심혈관 손상, 정신적 번아웃을 겪는다. 코르티솔 역시 만성적 노출은 면역계, 대사계, 심혈관계 등 신체 전체가 무너지게 된다.
하루에 '내'가 겪는 스트레스와 분노를 줄여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내'가 느끼는 이 분노가 정말 '내' 것인지 아니면 만들어진 분노인지 구별해야 한다. SNS 기업에게는 오랫동안 '내' 건강이 망가지는 것보다 광고 수익이 더 중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