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청년 남성층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며 2028년 총선 승리의 주요 변수로 ‘2030 남성’을 꼽았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6년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민주의 황금시대'를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민주당의 미래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2024년 총선 출구조사 결과와 최근 세대별 지지율을 함께 놓고 비교해 보면 민주당이 현재 시점에서 더 주의 깊게 들여다봐야 할 표심은 핵심 지지 기반으로 꼽히는 4050으로 분석된다.
29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은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유권자 지형을 분석한 뒤 2030 청년, 특히 청년 남성층의 지지를 얻는 것을 총선승리를 위해 달성해야 할 과제로 설정했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7일 취재진과 만나 "현재 민주당이 약간 우세하지만 2030 청년 남성층의 민주당에 대한 비토 정서가 총선 승리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다"며 “2030 세대의 70% 정도가 민주당이 청년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실제 총선이나 대선의 개표 결과를 연령과 성별별로 집계하지 않기 때문에 2030 남성이 민주당에서 얼마나 멀어졌는지를 판단할 때 어떤 선거와 여론조사 지표를 살펴봐야 하느냐는 문제가 있다.
다만 연령·성별별 투표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인 자료 가운데 하나가 선거 당일 방송 3사(KBS·MBC·SBS)가 실시한 출구조사다.
그러나 민주당이 역사상 가장 큰 승리를 거둔 2024년 총선 출구조사를 보면 2030 남성의 표심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비례대표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20대 남성에서 26.6%, 30대 남성에서 38.2%의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20대 31.5%, 30대 29.3%였다.
20대 남성에서는 국민의미래가 민주연합을 4.9%포인트 앞섰지만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선거였다. 반면 민주당이 오랫동안 핵심 지지층으로 삼아 온 40대와 50대의 출구조사와 현재 여론조사 지지율을 비교해 보면 현재 민주당이 집중해야 될 부분이 어딘지가 나타난다.
방송 3사의 2024년 출구조사에서 민주당은 40대 62.5%, 50대 55.8%를 득표했다. 특히 40대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의 격차는 30.2%포인트에 달했다. 50대에서도 민주당이 21.9%포인트 앞섰다.
수치만 놓고 보면 4년 전 총선에서 민주당의 지역구 선거를 떠받친 세대가 40대와 50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비례대표 출구조사를 보면 40대는 더불어민주연합 32.5%, 조국혁신당 38.2%로 나타났다. 50대에서도 더불어민주연합 25.1%, 조국혁신당 38.5%였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합치면 40대 70.7%, 50대 63.6%로 4050 유권자의 상당수가 두 정당에 표를 던진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40대와 50대의 지지도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4년 전 총선 세대별 득표율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25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40대의 민주당 지지도는 56.8%, 50대는 52.2%로 조사됐다. 한국갤럽의 28일 조사에서 40대 민주당 지지도는 53%, 50대는 51%를 기록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진 조원씨앤아이의 26일 여론조사를 보면 40대(긍정평가 43.3%, 부정평가 56.3%)와 50대(긍정 40.9%, 부정 56.3%)에서 이 대통령 긍·부정평가가 역전됐다.
2030 남성은 민주당이 새롭게 확보해야 할 유동적 지지층이고, 4050은 여전히 민주당의 핵심적 지지 기반이지만 최근 균열 가능성이 드러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표를 얻는 것 못지않게 기존 표의 이탈을 막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게다가 투표율까지 고려하면 4050 표심 이탈은 민주당에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24년 9월30일 내놓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투표율은 52.4%, 30대는 55.1%로 집계됐다. 전체 평균 투표율인 67.0%보다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반면 40대 투표율은 62.6%, 50대는 71.6%을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의 연령별 인구구조를 보면 2026년 기준으로 20대(11.41%)와 30대(13.64%)가 25.05%, 40대(14.77%)와 50대(16.64%)는 31.41%로 단순 인구 비중만 놓고 봐도 4050이 2030보다 많다.
2028년 총선을 앞두고 2030 남성에 주력하겠다는 민주당의 전략은 "4050의 이탈이 없다"는 가정 아래에서는 강력한 승리로 귀결될 수 있지만 지지 강도가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는 4050 세대의 표심을 묶어두지 못한다면 효과적인 전략으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물론 최근의 여론조사만으로 4050이 민주당에서 완전히 이탈하고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정당 지지도만 놓고 보면 40대와 50대에서 민주당은 여전히 국민의힘을 크게 앞선다. 다만 2024년 총선 당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강도와 비교하면 최근 4050의 여권에 대한 지지 강도가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는 분명히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 "왼쪽(진보진영)을 너무 안 챙겼다. 더 품고가야 한다"는 발언을 한 것도 핵심지지층이 이탈하는 상황에 대한 인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JTBC 이가혁라이브에서 이 대통령의 발언에 관해 "아무래도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 있고 흔히들 코어 지지층이라고 하는 분들, 40대와 50대 민주당을 지탱해 오고 핵심적으로 지지했던 계층에서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지 않겠나"라며 "그런 걸 염두에 둔 걸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8일 인천시 영종구 인스파이어 리조트에서 열린 2026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 폐회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지난 27일 열린 워크숍에서 '중도보수 확장론'을 내세우며 전통적 지지층 결집을 강조하고 있는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절충이 어렵다"라고 말한 것은 오히려 민주당에서 이탈하고 있는 핵심 지지층이 돌아오게 만드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장형철 KSOI 부소장은 지난 27일 유튜브 방송 공덕포차에서 "승자가 풀어야 할 숙제는 다른 선택을 한 40% 넘는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야 하는 것인데 전당대회가 끝난 지 얼마 안 됐는데 그 사람들이 지지하고 안타까워 하는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김민석 대표가 일방적으로 보인 태도는 아쉽다"라고 말했다.
류제화 변호사도 "김민석 대표가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도 아니고 마치 점령군 행세를 하듯이 중도와 구조적 다수문제를 절충조차 하기 어렵다는 게 할 소리인가"라며 "김 대표와 다른 노선을 선택한 40~50%에 대한 존중이 있어야지, 내가 대표가 됐으니까 나머지 4~50%는 음소거 해버리는 게 굉장히 폭력적"이라고 비판했다.
기사에 인용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22일과 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을 통해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다. 한국갤럽 조사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2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는 무선·ARS(자동응답)·RDD(임의전화걸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