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사업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공급계약을 따내며 고부가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기는 '조 단위' MLCC 수주를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가 점쳐지는 관련 시장에서 선두권 입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기가 제작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모형(오른쪽)과 MLCC 소재로 만든 모래시계. ⓒ삼성전기
삼성전기는 8월31일 글로벌 대형기업과 인공지능(AI) 서버용 MLCC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9월1일 밝혔다.
계약금액은 1조722억 원으로 2025년 삼성전기 연결기준 매출의 9.5% 규모다. 삼성전기가 맺은 MLCC 장기공급계약(LTA) 가운데 최대 규모다. 계약기간은 2027년 1월1일부터 2027년 12월31일까지다.
계약금이나 선급금은 없고 계약상대방의 영업비밀 보호 요청에 따라 계약상대 등은 유보기한 다음 영업일에 공개된다. 유보기한은 2027년 12월31일이다.
MLCC는 전자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사이 신호 간섭을 막아주는 핵심 부품이다.
특히 AI 서버용 MLCC는 일반 제품과 다르게 고온·고전압 환경에서 24시간 가동을 견뎌야 해 높은 기술력이 요구된다. 여러 용도의 MLCC 가운데 기술 난도가 높기 때문에 소수업체만 생산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기는 이번 고객사를 포함해 글로벌 기업 10여 곳과 MLCC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또 현재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장기공급계약을 논의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기는 5월부터 이번 계약을 포함해 실리콘 캐패시터와 AI 서버용 MLCC 등에 관한 3조3200억 원 규모의 일감을 확보했다.
삼성전기는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선도 지위를 확고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전기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에서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AI 서버는 일반 서버와 비교해 MLCC 탑재량이 10배 이상 많다. 이에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함에 따라 MLCC 수요는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사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AI 서버용 MLCC 시장 규모는 2025년 14억 달러(약 1조9천억 원)에서 2030년 58억 달러(약 8조 원)까지 연평균 3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기술력과 공급 안정성을 글로벌 고객사가 인정한 결과”라며 “AI 서버용 고신뢰성 MLCC 공급을 확대해 시장에서 확고한 리더십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