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사퇴하자 국민의힘이 정부 경제라인에 대한 사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히 김 전 실장과 함께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도입 과정의 책임자로 지목해온 이억원 금융위원회(금융위) 위원장과 이찬진 금융감독원(금감원)장까지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왼쪽)가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이 6월2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정책평가위원회 출범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일 국회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의 김 전 실장 사퇴에 대한 질의에 "레버리지 ETF 3인방 중 남은 두 명인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도 경질해야 한다"며 "김 실장 사퇴와 별개로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졸속 도입에 대해 국정조사 등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억원 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도입과 감독에 관여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올해 1월 상품 도입 방침을 발표한 뒤 5월2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을 상장했다.
이찬진 원장을 둘러싸고는 이해충돌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이 원장의 아들이 레버리지 ETF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재직하는데도, 이 원장이 올해 1월28일과 4월15일 관련 규제 완화 안건 심의·의결에 직접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이억원 위원장이 지난달 2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찬진 원장 아들의 미래에셋 근무 사실을 묻는 질의에 "잘 알지 못한다"는 취지로 답한 것을 두고도 금융위원장으로서 관리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김용범의 아들이 증권사에서 일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아들도 같은 증권사에 있다"며 "감사원은 감사한다더니 감감무소식"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가 언급한 것은 감사원이 6월 금융위와 금감원을 대상으로 착수한 '금융투자자 보호 실태' 감사다. 감사 과정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자 보호와 관리·감독 문제도 점검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는 공세의 범위를 이재명 대통령으로도 확장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 모르게 김용범 혼자 했을 리도 없다. 김용범은 꼬리, 몸통은 이재명 대통령일 것"이라며 "사퇴한다고 사라질 책임이 아니다. 특검이라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김 전 실장의 사퇴를 계기로 경제라인 전반을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레버리지 노답삼형제' 중 이제 한 명이 물러났을 뿐"이라며 "남은 두 형제,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이찬진 금감원장도 물러나야 한다"고 적었다. 서범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아첨하는 얼치기 경제학자와 간신배 대신 제대로 된 경제 전문가들로 경제팀을 전면 재편하라"고 요구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전 실장 사퇴에 대해 "만시지탄이다. 너무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실패한 경제정책을 전면 쇄신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적었다.
국민의힘은 인적 쇄신 요구에 그치지 않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에 대한 국정조사도 추진할 방침이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레버리지 ETF 국정조사 요구서는 언제 낼지의 문제이고 이미 작성은 다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