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 테이블에 불이 하나둘 켜지면 셔츠바람의 직장인들이 하나둘 자리를 잡는다. 삼삼오오 생맥주 한 잔과 별것 아닌 안주 두어 개를 앞에 놓고 하루의 고단함을 푸념한다.
한때는 퇴근한 직장인과 중장년층의 풍경으로 여겨졌던 노상 거리의 술자리가 이제는 젊은 세대의 밤으로 다시 채워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야장’ 콘셉트의 꼬깔콘 신제품을 출시하고 서울 을지로 만선호프와 협업하는 등 2030세대의 새로운 야외 여가 문화를 겨냥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야장’이 2030세대의 새로운 여가 문화로 떠오르자 식품업계도 이 변화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야장이 신제품의 맛과 콘셉트는 물론 브랜드 마케팅의 방향까지 바꾸는 새로운 소비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야장이 식품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침체된 소비 시장에서도 젊은 소비자가 모이는 특정 공간에서는 여전히 소비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가 주요 상권의 주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을지로·낙원동·한성대 일대의 올해 상반기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5%, 맥주는 약 9.1% 증가했다.
특히 야외 활동이 본격화된 4월에는 증가 폭이 더욱 컸다. 해당 지역의 소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19.6%, 맥주는 약 29.9% 늘었다. 전체 주류 시장이 소비 위축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과 달리, 젊은층이 모이는 야장과 핫플레이스에서는 오히려 소비가 집중되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젊은 세대가 술 자체보다 ‘술을 마시는 시간과 분위기’를 소비하기 시작한 변화가 있다. 비싼 술과 거창한 안주보다 야외 테이블에 둘러앉아 친구들과 가볍게 이야기하고, 사진을 찍고, 도시의 밤 분위기를 즐기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여가가 된 것이다.
특히 야장은 비교적 부담 없는 비용으로 일상에서 벗어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2030세대의 취향과 맞닿아 있다. 유명한 레스토랑을 예약하지 않아도 되고, 복잡한 계획 없이도 퇴근 후 친구와 만나 한 잔할 수 있다. ‘가성비’와 ‘경험’, ‘즉흥성’이 동시에 충족되는 공간이라는 점이 야장의 매력으로 꼽힌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대표 스낵 꼬깔콘에 ‘야장’을 입힌 신제품을 내놓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쌈장삼겹살맛, 마성옥수수맛, 워킹타코맛, 버터구이오징어맛 등 야외 술자리와 길거리 음식에서 착안한 메뉴를 기존 스낵에 접목했다.
SNS 역시 야장 확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성수나 을지로의 골목, 야외 테이블과 네온사인, 음식과 맥주가 어우러진 풍경은 그 자체로 사진과 영상 콘텐츠가 된다. 야장은 먹고 마시는 장소를 넘어 ‘오늘 무엇을 했는지’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하나의 배경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식품업계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야장으로 향한다. 젊은 소비자가 실제로 시간을 보내고 소비하는 현장에 제품의 맛과 콘셉트, 브랜드 경험까지 함께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꼬깔콘이 ‘야장’이라는 분위기를 제품 맛으로 옮긴 뒤 실제 을지로 야장 공간과 협업에 나선 것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대표 스낵 꼬깔콘에 ‘야장’을 입힌 신제품을 내놓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쌈장삼겹살맛, 마성옥수수맛, 워킹타코맛, 버터구이오징어맛 등 야외 술자리와 길거리 음식에서 착안한 메뉴를 기존 스낵에 접목했다.
롯데웰푸드는 제품에 야장의 맛을 담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야장 공간으로까지 브랜드 경험을 확장했다. 서울 을지로의 대표적인 야장 공간으로 꼽히는 만선호프와 협업해 꼬깔콘을 활용한 메뉴와 기존 안주를 묶은 세트 메뉴를 선보이고, 매장 외벽과 내부도 꼬깔콘 브랜드 이미지로 꾸몄다. ‘야장을 콘셉트로 한 과자’를 다시 실제 야장으로 가져가 소비자가 제품을 직접 경험하도록 한 셈이다.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특히 ‘꼬깔콘 쌈장삼겹살맛’은 출시 한 달 만에 당초 3개월 판매를 예상했던 초기 물량을 모두 소진했다. 납품 기준 약 21만 봉이 판매됐으며 일부 대형마트에서는 제품 재고가 동나는 사례도 나타났다.
야장의 불빛 아래에서 시작된 소비는 이제 과자 매대와 팝업스토어, 브랜드 마케팅까지 번지고 있다. 식품업계가 팔기 시작한 것은 단순한 ‘야장 맛’의 과자가 아니라, 2030세대가 그곳에서 보내는 밤의 분위기와 경험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