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가 막을 올리면서 여야가 사법개혁과 부동산 세제 개편, 800조 원대 2027년도 예산안을 놓고 전면전을 펼친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원조직법 개정을 비롯한 사법개혁과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을 뒷받침할 입법·예산 처리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을 내놨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포퓰리즘 재정과 입법 독주를 막겠다며 133개 중점 입법과제를 앞세우고 있어 정기국회 곳곳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국회의사당 전경. ⓒ연합뉴스
국회는 1일 오후 2시 본회의장에서 제430회 정기국회 개회식을 열고 100일간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3일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시작으로 7일과 8일에는 각각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된다. 대정부질문은 9~11일, 14일 진행되고 국정감사는 10월6일부터 3주간 이어진다.
가장 첨예한 대립이 예상되는 분야는 사법개혁 쪽이다.
민주당은 최근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자 '서면 제청' 논란을 계기로 법원조직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이 대법원장이 제청한 후보자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재추천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민주당은 이럴 경우 추천위를 새로 구성하지 않고 기존 추천위가 선정한 후보군 가운데 다른 인물을 재제청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도 현행법의 법적 맹점을 지적하며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제청을 거부할 때마다 기존 후보군 안에서 재제청하도록 강제할 경우, 대통령이 원하는 후보자가 나올 때까지 거부권을 행사해 사실상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부동산 세제 개편을 둘러싼 입장 차이도 크다.
정부 세제개편안은 1세대1주택자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거주기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도 거주 여부 등에 따라 달리 적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안의 큰 방향에 공감하면서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과 전월세 시장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일부 내용을 보완한다는 방침을 내놓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세 부담 증가가 매매·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전면 수정을 예고했다. 민간 재건축 사업성을 높이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 등도 133개 중점 입법과제에 포함했다.
사상 처음 80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도 예산안도 정기국회 후반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보다 10% 이상 늘어난 800조 원대 규모의 2027년도 예산안을 편성하고 인공지능(AI)·반도체 등 미래 산업과 청년·지방 분야에 재정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내놨이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이재명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민주당은 경기 회복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적극적 재정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확장재정 기조를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대대적 예산 심사를 예고했다. 특히 추가 세수로 조성하려는 100조 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이 국회의 통제를 벗어난 재원이 될 수 있다고 문제 삼고 있다.
초과 조세수입을 국채 상환 등에 우선 사용하도록 의무화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 이른바 '이재명 정권 쌈짓돈 방지법'도 중점 입법과제로 내걸었다.
사법개혁부터 부동산, 예산까지 굵직한 현안마다 입장 차이가 뚜렷한 가운데 100일간의 정기국회에서 어느 수준까지 접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