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월 초 미국-이란 전쟁을 재개하면서 '지도부 참수'와 같은 최후통첩 발언을 쏟아낸 뒤 계속 전면적 군사작전을 미루는 일을 반복해 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특유의 '협박을 동반한 협상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실제 이유는 다른 데 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 유력 매체인 CNN은 "미군의 사드(THAAD) 요격미사일 재고가 미국-이란전쟁 이전의 20% 수준까지 줄었다"고 보도했다. 한마디로 미사일이 없어 대규모 공습을 재개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미군의 사드 발사대 ⓒ AP통신=연합뉴스
미국 CNN은 현지시각 4일 미국 국방부 재고상황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사드 요역미사일 재고가 미국-이란전쟁 이전의 5분의 1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구체적 수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어용 패트리엇 요격미사일도 절반가량 소진됐고, 공격용 장거리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 비축량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CNN은 미국 고위 지휘관들 사이에서 미사일 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부족하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으며, 미국 국방부에는 매달 토마호크 약 15기, 패트리엇 미사일 약 20기만 인도되는 등 소진속도를 보충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글로벌 시읔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올해 2월과 비교해 7월 말 기준 패트리엇 재고가 약 65%, 사드는 최소 38% 줄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구체적 수치는 다르지만 '재고 고갈'이라는 결론은 CNN보도와 궤를 같이 한다.
이와 같은 미군의 무기 부족이 이번 전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댄 케인 합참의장은 7월24일 백악관 비공개회의에서 "대규모 작전 재개는 가능하지만 미국 중부사령부 요격미사일을 위험한 수준까지 고갈시킬 것이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13일째 이어온 이란 공습을 중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8월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면서도 "이란 지도부를 참수하기 전에 마지막 기회를 주고 싶다"고 강경발언을 이어갔다.
다만 미국 백악관과 국방부는 무기 재고부족 보도가 나오자 즉각 반박했다.
피트 페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 CNN의 보도한 바와 달리, 미군의 무기재고가 위험할 정도로 낮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