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기강을 세우려 시작한 징계가 오히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권위를 시험하는 정쟁으로 번졌다. 징계 대상에 오른 조경태 의원이 장 대표의 4월 미국 출장 비용을 문제 삼아 "대표부터 징계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4월16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빈 왁스 미국 공공외교차관 비서실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조 의원은 3일 BBS 불교방송 '정혜승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장 대표의 방미 비용을 두고 "2억600만 원이라고 나왔는데 사실이라면 장동혁 대표부터 징계해야 한다"며 "이게 바로 국민의힘을 힘들게 하고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 후보를 뽑는 당내 경선에서 박덕흠 의원에게 패했다. 박 의원은 친윤계로 분류되는 4선 중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으며, 지난 4월 장 대표가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으로 기용한 인물이다.
조 의원은 이후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민주당·개혁신당·진보당 의원들에게 박 후보를 뽑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의혹으로 당 윤리위 징계 절차에 회부됐다. 조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인사를 국회부의장으로 선출해선 안 된다는 소신에 따른 행동이었다며 '표적 징계'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 의원이 반격 소재로 꺼내 든 것은 올해 4월 장 대표의 방미 출장이다. 국민의힘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정당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장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 조정훈·김대식·김장겸 의원 등이 참여한 방미에는 모두 2억597만원이 사용됐다.
장 대표는 당초 2박4일이던 일정을 8박10일로 늘렸지만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등 국미 행정부 핵심 인사와의 면담은 성사시키지 못했다.
당이 '국무부 차관보 면담'이라며 공개한 사진에는 상대방의 뒷모습만 담겼다. 이후 사진 속 인물이 차관보가 아닌 1993년생 개빈 왁스 공공외교차관 비서실장으로 확인되면서 직급 부풀리기 논란도 일었다. 장 대표는 표기 과정에서 발생한 '실무상 착오'라고 해명했지만 당내에서는 '성과 없는 방미'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비용 논란이 일자 국민의힘은 전임 대표들의 방미 사례와 비교해 최소한의 예산을 집행했으며, 추가 일정에 들어간 비용은 개인이 부담했다고 반박했다.
장 대표가 윤리위를 통한 당 기강 잡기에 나선 가운데 당 밖 상황도 녹록지 않다. 리얼미터가 3일 발표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인 45.9%를 기록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지율도 전주보다 2.9%포인트 하락한 37.7%에 그쳤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3.8%포인트 상승한 45.1%였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이 제1야당의 지지율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은 셈이다. 여권의 하락세를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내 징계 갈등과 방미 비용 논란까지 겹치며 장 대표의 리더십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 인용된 대통령 국정수행 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8명을 대상으로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응답률은 3.8%다. 정당 지지도 조사는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3.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