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 무산된 것을 두고 당시 합당을 반대했던 친석(친김민석)계 의원들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에 당사자로 지목된 강득구, 황명선 민주당 최고위원은 "합당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반박했다.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왼쪽)과 황명선 최고위원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에 반대한 적이 없다며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비판했다. ⓒ연합뉴스
실제 이들 최고위원들이 올해 1월 실질적으로 합당 추진에 강하게 제동을 걸었음에도 전당대회 국면을 맞아 '합당 자체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절차적 정당성 지적'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합리화하고 있는 셈이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후보가 (조국혁신당) 합당 관련 전날 전대에서 저를 소환했다"며 "거두절미하고 정 후보는 대통령을 팔아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정 후보가 '1인 1표제'를 하려고 하면 최고위원들이 몰려다니며 당대표를 흔들고 조국혁신당과 통합에 반대했다고 했다"며 "저는 조국혁신당과의 통합도 반대하지 않고, 통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숙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두 최고위원이 '갑자기' 합당 자체는 찬성했다는 입장을 보인 것을 두고 정치권과 민주당 지지층 사이에서는 "당시의 행동과 정반대되는 궁색한 변명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실제 두 사람은 정 대표가 당대표였던 시절 '지방선거 전 합당'에 분명한 반대의 뜻을 여러 차례 표시했다.
강 최고위원은 2월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6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것은 지방선거에 분명 유리한 구도"라며 "왜 100일도 남지 않은 시점에 당내 갈등을 감수하며 급하게 합당을 추진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황 최고위원도 같은 시기 페이스북에 "이제 자해적이고 소모적인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하는 데 집중하자"고 적었다.
황 최고위원은 6·3 지방선거 국면이 펼쳐지던 5월29일 경기도 평택을 현장 본부장단회의에서 "우리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저는 합당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지방선거 이후에도 합당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실제 발언들이 영상과 기사로 수없이 남아 있음에도 두 사람이 입장을 선회하며 오히려 정 후보를 공격하고 있는 셈이다. 뒤늦게 '합당 반대'를 '절차 문제 제기'로 덮으면서 정치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해명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논의가 최종 무산됐던 2월10일 당시 국무총리였던 김민석 후보에게 보고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페이스북 글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했다.
강 최고위원은 당시 페이스북에서 "홍익표 정무수석을 만났다. 현재 상황상 지방선거 전에 통합은 어렵지만, 지방선거 후에 합당을 하고 전당대회는 통합전당대회로 했으면 하는 것이 대통령의 바람이라고 한다"며 "내일 합당에 관한 입장을 발표하면 바로 합당에 대한 수임 기구를 준비했으면 좋겠다는 대통령의 입장까지 전달받았다"고 적었다.
친청(친정청래)계인 박규환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홍사훈쑈'에서 "거짓말을 말할 때는 말이 자꾸 꼬이고 군더더기가 생긴다. 사실을 말하면 항상 단순명쾌하고 군더더기가 없다"며 "(김민석 후보는) 정청래 대표가 추진해보려고 했던 합당 제안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거 아니냐, 그래서 강득구 최고위원이나 이언주 최고위원을 통해 작업을 했는데 그걸 그대로 발표하거나 인정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