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 1차 지역경선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친 정청래 후보와 김민석 후보가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 표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했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3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선택 김민석! 전남·광주 당원 필승 결의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 지역 권리당원의 표심이 이번 당대표 선거 결과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는 시선이 많다. 김 후보는 호남에서의 우위를 굳혀 대세론을 형성하려 하고 있고, 정 후보는 수도권 경선을 통해 역전하기 위해 호남 경선에서 격차를 최대한 좁히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4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 전당대회를 맞아 호남 권리당원들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력 당권주자인 김민석 후보는 이날 2주 차 경선 지역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북 전주로 내려가 농수산물도매시장, 전주역, 남부시장 등을 차례로 방문했다. 이어 전주와 전남, 광주에서 각각 당원 토크콘서트를 여는 등 호남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날 우상호 강원도지사를 만나고 강릉·원주·춘천에서 당원 토크콘서트를 가진 정청래 후보도 이날 광주 말바우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전남광주 지체장애인협회, 광주 장애인문화협회, 광주 개인택시조합과 정책간담회 잇달아 열었다.
이처럼 김 후보와 정 후보 모두 2주 차 경선 지역이 아닌 호남에 경쟁적으로 공을 들이는 배경은 인천·제주, 대구·경북·강원 등 2주 차 경선 지역 권리당원 비중이 전체의 11% 수준인 반면, 호남권은 전체 권리당원의 약 33%가 집중되어 있는 민주당의 최대 표밭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결과을 바탕으로 김 후보가 호남 경선에서 정 후보를 비교적 안정적인 차이로 앞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조원씨앤아이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거주 유권자들에게 실시해 이날 발표한 차기 민주당 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조국혁신당 지지층, 무당층 871명의 응답만 분석하면 김 후보 43.6%, 정 후보 29.8%로 집계됐다. 김 후보와 정 후보의 격차가 13.8%포인트다. 송영길 후보 14.3%였다.
한길리서치가 전남광주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일 발표한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도 김 후보가 42.3%의 지지를 얻어 정 후보(27.7%)보다 14.6%포인트 더 높았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호남 경선의 핵심 관전 포인트를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로 보고 있다.
호남에서 두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를 넘을 경우 김 후보의 대세론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지만, 반대로 정 후보가 격차를 10%포인트 안으로 묶는다면 수도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충분히 승부를 뒤집을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정 후보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약 48% 수준의 득표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계산도 제기된다. 그런데 정 후보가 48% 수준의 득표율을 얻기 위해서는 3위인 송영길 후보를 1순위로 투표한 사람들 가운데 2순위 표가 분배되는 비율 등을 감안하면 호남에서 큰 격차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필수 조건이라는 시각이 많다.
다만 호남 지역경선이 오는 15일에 치러지는 만큼 호남 권리당원들이 2주 차 지역경선 결과와 후보들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표심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봉신 메타보이스 대표는 3일 유튜브 방송 '다섯시 이재석입니다'에서 "호남에서 권리당원 숫자가 50만이 좀 넘고 서울·경기는 60만이 좀 못미치는 숫자니까 수도권 권리당원 규모가 큰 건 사실이다"라면서도 "경기 지역은 호남향우회의 세가 상당히 강해 호남 민심과 호남향우회 민심이 상호 동조화 현상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이번주 제주·인천·강원·대구·경북 경선 결과 정 후보가 과반을 얻을 수 있다면 호남은 다시 볼 것이다"며 "호남은 당대표를 만들어서 보수를 이길 수 있느냐를 본다"고 짚었다.
김 후보는 이번 호남 방문에서도 '당정 일치'를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며 이재명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서는 당과 정부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호남 발전을 위한 '3대 메가 프로젝트' 추진 의지를 밝히며 지역 현안 해결과 정부 지원을 약속하는 데 주력했다.
김 후보는 전날 당원 콘서트에서 "대통령과의 공존 관계가 지속되지 않는다면 정부도, 대통령도, 전북 현대차 유치나 호남 메가프로젝트 모두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4일 오전 전남광주 북구 말바우시장에서 시장 상인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정 후보는 당대표 시절 호남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점을 호소하는 동시에 김 후보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 후보는 이날 "(제가 당대표로서) 호남발전특위를 만들어 35개 신규 사업을 진행했고 망월묘역 개선 사업, 탄약고 이전 문제 등을 해결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메가프로젝트 반도체 클러스터 선물을 줬는데 효능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당 대표가 되면 국회에서 관련 법과 제도를 만들어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를 향해 "이번 전당대회에 이 대통령은 출마하지 않았다"며 "있지도 않는 '명청대전 프레임'을 씌워서 당원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 대단히 비겁한 행위"라고 직격했다.
김 후보는 전남·광주에 지역구를 둔 현역의원 다수의 지지를 얻고 있다. 친정청래계로 평가되던 주철현 민주당 의원(전남광주 여수시갑)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를 지지한다는 뜻을 밝혔다.
반면 정 후보는 전통적 당원들의 결집력을 극대화하고 호남 지역 지인 및 당원들에게 직접 연락을 취하는 등 바닥 표심을 다지는 전략을 펴고 있다.
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부·울·경, 충청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들에게 부탁합니다. 호남 지인들에게 전화해주세요"라며 "노무현의 바람이 이인제의 조직을 이긴 것처럼, 정청래의 바람으로 김민석의 조직을 이기겠다"고 호소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원씨앤아이 조사는 광남일보 의뢰로 지난 1일과 2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무선·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한길리서치 조사는 뉴시스 전남광주본부와 무등일보, 광주MBC 의뢰로 7월30일과 31일 전남광주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무선 100% ARS 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