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광현 국세청장이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제도의 구조적 모순을 정조준하며 제도 개편을 주장하고 나섰다.
임광현 국세청장(사진)이 26일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현행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의 모순을 비판하고 개편을 주장했다. ⓒ연합뉴스
정부가 보유세 강화 등을 포함한 부동산 세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임 청장의 장특공 개편 요구도 반영될지 주목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은 26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현행 장특공제는 10년 보유거주하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한도 없이 공제해주기 때문에 과하게 역진적"이라며 "비싼 주택일수록, 그래서 차익이 클수록 공제를 더 많이 받는 구조"라고 밝혔다.
장특공은 부동산을 장기간(최대 10년 이상) 보유할 때 양도소득세의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현재 실거래가 12억원 초과 1세대 1주택자를 대상으로 보유 기간과 거주 기간에 따라 각각 최대 40%씩, 합산 최대 80%의 공제 혜택을 준다.
그러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와 맞물려 꾸준히 장특공 혜택의 공정성 논란이 제기돼 왔다. 임 청장의 주장은 현행 장특공 체계가 시세 차익이 수십억 원에 이르는 초고가 주택 소유자에게 거액의 공제 혜택까지 독식하는 구조로 돼있어 부동산 자산 양극화를 부추기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엑스에 공유한 2024년 서울 지역 장기보유특별공제 현황. ⓒ임광현 엑스 갈무리
임 청장은 2024년 주택 양도세 통계를 직접 분석하며 장특공 혜택이 서울, 그것도 고가주택이 많은 지역에 얼마나 집중돼 있는지를 꼬집었다.
임 청장은 "전국 2만4816호의 1세대 1주택이 5조320억원의 장특공제를 받았는데, 이중 서울이 4조5천억 원, 즉 공제 혜택의 90%가 서울 쏠림 현상이 나타났다"며 "(특히) 서울 4조5천억원 중 강남3구와 용산구의 장특공제액이 3조5천억원으로 78.6%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면 도봉·금천·중랑·노원·동대문·관악·은평·구로구 등은 장특공제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임 청장이 게재한 2024년 기준 장특공 통계를 보면 서울 강남구에서 주택거래 2873건에서 1조5459억원을 공제받은 반면 도봉구에서는 2건·2천만원 공제에 머물렀다. 특히 2024년 전국에서 장특공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상위 100가구 중 무려 87가구(강남구 68호, 서초구 19호)가 서울 강남에 집중됐다.
장특공제는 집을 오래 보유할수록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인데 결과적으로 '집값이 비쌀수록 세금을 더 많이 깎아주는' 모순적 구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임 청장은 이처럼 서울 핵심지역의 비싼 주택 한 채를 오래 보유하는 것이 엄청난 절세 혜택으로 이어지다 보니, 국민들에게 지방에 있는 주택을 여러 채 갖기보다 서울 강남의 비싼 집 한 채에 집중하라는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임 청장은 "심지어 강남구 주택 1채를 양도하고 장특공제로 2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공제받은 사례도 있는데 가히 역진성의 끝판왕"이라며 "조세는 소득이 큰 사람일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는 누진성이 기본원칙이지만 장특공제로 불로소득이 고스란히 보장되는 역진성이 나타나 제도가 '똘똘한 한 채'를 권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특공은 초고가 주택에 관한 혜택을 축소하고 중산층과 실수요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청장은 "2009년에 1세대 1주택 장특공제율이 최대 80%로 한도 없이 상향된 지 17년이 지났다"며 "세제는 가급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좋지만, 예상치 못한 부작용들이 나온다면 그에 대한 미세조정은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납득할 수 있도록 세금혜택이 공정하게 정상화돼야 한다"며 "중산층에 관한 장특공제는 보호하더라도 이렇게 초고가 주택에 장특공제를 무한정 해주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