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소청(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경찰이 수사한 모든 사건의 기록을 검사에게 넘기는 '전건송치'를 부활시키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이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대신 경찰의 모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하는 '전건송치' 부활 등을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김남희 페이스북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보완수사권 폐지를 결정하고 국회 법사위에서 논의가 가속화되자 보완수사권 폐지에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이 보완책으로 문재인 정부 당시 검찰개혁 일환으로 없앴던 '전건송치' 부활을 들고 나온 셈이다.
이에 검찰개혁 원칙론을 강조하는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가 김남희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폐기돼야 한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을 보면 김남희 서미화 홍기원 주철현 민주당 의원 등은 사법경찰관의 수사종결권을 삭제해 경찰이 수사한 사건은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치하도록 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23일 발의했다.
김남희 의원은 "검사의 독자적인 수사개시 및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송치사건에 대한 보완수사요구만 가능하도록 하되 수사와 기소의 분리 원칙을 공고히 하는 동시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형사사법체계의 안전망을 보다 두텁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내란·외환·대공·테러·대형참사' 또는 연쇄살인 관련사건, 공소시효가 임박한 사건 및 선거 관련 사건 등 중요·긴급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개시한 때에는 지체 없이 피의자, 범죄사실의 요지 및 개시 경위 등을 검사와 공유하도록 했다.
그러나 김 의원의 개정안을 두고 모든 사건 기록이 검찰로 넘어가게 되면 검찰은 수사권 없이도 사실상 모든 사건을 거머쥐고 통제할 수 있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 ⓒ연합뉴스
한인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검사가 직접 수사하지 않더라도 전국 경찰이 처리한 모든 사건이 공소기관의 정식 심사대상이 된다면, 공소기관은 사실상 전국 수사사건의 최종 관리·처분기관으로 복귀할 수 있다"며 "이는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분리하면서도, 사건정보와 최종 결정권은 다시 한 기관에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김 의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담긴 '합동대응본부' 신설 조항을 두고 "전두환의 합동수사본부"가 떠오른다며 검찰개혁을 좌초시키는 것이라 비판했다.
그는 "김남희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서 처음으로 '합동대응본부'(195조의3) 신설이라는 완전히 새로운 구상이 나타났다"며 "검찰총장이 합동대응본부장을 임명하고, 수사기관(경찰, 중수청) 공무원들을 파견받아 검찰이 이들을 지휘, 감독하는 것인데 그동안 검찰이 줄기차게 BH(청와대) 민정에게 요구했다는 합수부의 실체가 이런 것이었나 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합동대응본부는 수사기관을 다 지휘 감독하니, 수사 책임은 안지면서, 최고의 수사지휘는 다 할 수 있다"며 "이러고서도 법안이 피해자 보호 운운할 수 있나. 여하튼 검찰에게 최대권한(as much as possible)을 주자는 것이다. 폐기돼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일부 사건의 전건송치를 통해 보완수사권 폐지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의원은 김남희 의원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김기표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폐지되고 결국 검찰의 수사권은 완전히 없어진다"며 "적어도 성범죄, 스토킹 범죄, 장애인에 대한 범죄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를 포함해 보완수사권 폐지로 공백을 우려하는 특정 범죄에 대해서는 이의신청 없이도 곧바로 검찰에 송치를 하도록 함으로써 법률가인 검사가 한번 더 피해자 관점에서 경찰이 수사한 기록을 보게 해 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큰 틀이 결정된 상황에서 또다시 '전건송치' 부활이 쟁점으로 떠오름에 따라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상당한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