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가 3파전으로 굳어진 가운데 김민석 전 국무총리의 언어가 정치권의 주목을 끌고 있다. 애초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를 바탕으로 여유 있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음에도 통합의 언어 대신 정청래 전 당대표를 향해 거친 공격을 이어갔다.
이를테면 추격자의 언어를 주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급기야 최근 들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전 총리와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가 박빙 승부를 펼친다는 결과까지 나왔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오른쪽)가 23일 국회에서 송영길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24일 허프포스트가 김 후보의 개인 엑스(X, 옛 트위터)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김 후보의 언어가 '통합·연대·확장' 중심에서 '반명·분열·신천지' 쪽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고 있음이 확인된다.
구체적으로 김 후보가 당대표 출마 선언 시점인 7월6일부터 18일까지 엑스 계정에 올린본문 게시물 37건을 분석해 보면 '통합·연대·확장' 단어는 31차례 등장했고 '반명·분열·신천지' 단어는 1차례 등장했을 뿐이다.
그러나 김 전 총리가 이번달 19일 이번 전당대회를 두고 "위장한 반명 분열주의 및 신천지와의 대회전"으로 규정한 뒤 흐름이 바뀌었다. 7월19일부터 23일까지, 엑스에 올라온 13건의 게시물에는 후자가 18차례로 전자 10차례를 앞질렀다. 한 게시물에 두 이야기가 함께 들어있기도 했다. 사용한 언어를 기준으로 볼 때 김 후보의 네거티브 공세가 급격히 강화된 것이다.
실제 이날도 김 후보 쪽은 '신천지 개입설' 등을 통해 정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친석계(친김민석계) 강득구 의원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어떤 종교 세력도 민주당 당원들의 자유로운 선택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외부 세력이 조직적으로 당원의 의사를 왜곡하려 했다면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친청계 문정복 의원은 같은 자리에서 "신천지 연루 근거를 공개하라"며 "민주당 70년 역사를 사이비 종교집단의 정치 놀음판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앞서 김 후보는 12일 신천지 개입설을 처음 꺼낸 뒤 점차 수위를 높여왔다. 김 후보는 전날 강원 춘천시 강원도청 기자간담회에서도 "어떤 문제를 전혀 일정한 판단 없이 또는 대안적 방향 없이 문제 제기하거나 그러지는 않는다"며 "곧 정리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신천지 개입설은 김 후보와 정 후보 양쪽 진영의 정면 충돌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친청계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의원도 전날에 이어 이날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민석 후보에게 신천지 개입설의 근거를 직접 제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정교유착 비리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신천지 신도들이 민주당에 집단으로 입당한 정황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왼쪽부터)·김민석 전 국무총리·송영길 의원이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예비경선을 통과한 뒤 기념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네거티브 공세는 오히려 김 전 총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23일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의 당대표 적합도 질문에 정 후보는 33.7%로 김 후보(22.0%)를 11.7%포인트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정 후보 39.4%, 김 후보 37.5%로 접전을 벌였다. 같은 기관의 2주 전 조사에서 김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정 후보를 47.8% 대 30.3%로 크게 앞섰던 것과는 확연히 달라진 흐름이다.
정 후보는 해당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론조사는 추세가 중요하다"며 "정청래 흐름이 잡혀가고 있다. 네거티브, 상대방 비방, 헐뜯기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후보의 신천지 개입설 주장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당내 경선 국면에서 근거가 부족한 의혹 제기는 지지층 결집으로 이어지기는커녕 오히려 김 후보의 입지를 좁히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기사에 인용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20~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RDD를 활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비교 대상으로 제시한 7월2주차 조사는 같은 기관이 뉴스토마토 의뢰로 6~7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7명을 대상으로 같은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1.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포인트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