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청래계 최고위원 후보로 분류되는이성윤(왼쪽부터), 한민수, 최민희 민주당 의원과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통과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민수 의원 페이스북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당대표 후보 3인, 최고위원 후보 8인으로 압축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친청(친정청래)계 최고위원 후보 3명이 권리당원 표심을 바탕으로 중앙위원들의 높은 문턱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비경선과 달리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훨씬 높아지는 본경선에서 정청래 전 대표를 비롯한 '팀정청래' 선전이 계속 이어질지가 민주당 전당대회 2라운드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민주당 안팎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 진출자인 김민석, 정청래, 송영길 후보는 당심과 민심을 얻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박선원, 이성윤, 김용, 한민수, 서미화, 최민희, 김영호, 임미애 후보 등 최고위원 후보 8명도 본격적으로 경선에 뛰어들었다. 최고위원 후보들은 14명이 경쟁을 벌인 예비경선에서 1차로 살아남았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 예비경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이른바 '중앙위원의 벽'을 넘어선 친청계의 선전이다.
최고위원 예비경선은 '중앙위원 50% + 권리당원 50%' 비중으로 치러졌다. 500여명에 불과한 중앙위원의 1표가 권리당원 수천 명의 표와 맞먹는 셈이다. 민주당 중앙위원은 지역구 국회의원을 비롯해 원외지역위원장, 광역자치단체장, 광역의회의장, 각 시도당별 기초의회의장 등으로 구성된다.
현역의원들의 대다수가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앙위원들의 표는 친석(친김민석)계나 친길(친송영길)계 최고위원 후보들에게 몰렸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많다.
그럼에도 정청래 전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이성윤, 한민수, 최민희 의원 등 '팀정청래' 최고위원 후보 3명이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권리당원들의 표 결집력이 중앙위원 비율의 불리함을 압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로 분류되는 최민희 의원은 24일 유튜브 장윤선의 취재편의점에서 "중앙위원 표가 거의 없었을 것으로 예상돼 예비경선에서 떨어질까봐 걱정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관심은 오는 8월1일부터 시작될 순회 경선에서 '팀정청래'의 상승세가 더욱 가속화될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본경선 투표 반영 비율은 예비경선과 달리 권리당원 70%, 국민여론조사 30%로 구성된다.
중앙위원 투표가 배제되고 온전히 당원과 대중의 표심으로만 승부가 갈리는 셈인데 예비경선 단계부터 검증된 팀정청래 지지 성향의 권리당원들 표 결집력이 본선에서는 더 큰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YTN라디오 뉴스명당에서 "유시민 작가의 참전과 보완수사권 문제 등으로 민주당 내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스탠스가 불만인 사람들, 이를테면은 '지금 너무 우클릭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는 사람들이 정청래 후보한테 결집하는 효과가 있다"고 바라봤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도 "친김민석, 친송영길 후보들을 합치면 수가 많고 친청계 후보들이 수가 적은 것이 오히려 전략적으로는 표심을 결집하기가 좋다"며 "권리당원 표심이 5:5라고 가정해도 친청계는 3명이 표를 나눠가지면 되는데 반대 쪽은 5명한테 표를 분산시켜야 해서 투표 전략을 세우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와 친청계 최고위원 후보 지지층들에게 투표 전략을 제시하는 게시물.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실제 팀정청래 후보 지지층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홀짝 전략'이 퍼지고 있다. 최민희 의원을 수석최고위원으로 만들면서도 이성윤, 한민수 의원을 최고위원에 당선시키기 위해 생일이 홀수 월(1, 3, 5, 7, 9, 11월생)이면 '최민희+한민수', 짝수 월(2, 4, 6, 8, 10, 12월생)이면 '최민희+이성윤'으로 투표하는 방법을 쓰자는 것이다.
최고위원 본경선에 진출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24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최고위원을 뽑는데 1월부터 4월생까지는 누구 찍고, 4월부터 8월까지는 누구 찍고 방법이 나온 건 정말 충격적"이라며 "선거공학적으로는 훌륭했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다만 팀정청래의 선전과 별개로 당대표 선거에서는 여전히 정청래 전 대표가 김민석 전 총리와 송영길 의원의 연대를 넘어서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선호투표제가 도입으로 투표할 때 1순위, 2순위, 3순위를 모두 찍어야하는데 김 전 총리와 송 의원 지지자들의 1, 2 순위 표가 고정된 상태에서 정 전 대표를 지지층의 2순위 표도 얻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 정 전 대표 지지도가 김 전 총리를 앞서는 등 상승세를 탄 정 전 대표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는 시선도 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전 총리가 정 전 대표에게 공세를 펴는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KBC 여의도 초대석에서 "여론조사는 흐름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굉장히 중요하다"며 "1년 전 전당대회 때도 민주당 국회의원 170여 명이 박찬대를 지지했지만 결국 당원들과 국민들이 정청래로 돌아갔다"고 짚었다.
박 의원은 이어 "김 전 총리가 부자 몸조심해야 되는데 너무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했다"며 "김 전 총리가 지금부터 전략을 수정해서 정책 전당대회를 이끌고 가야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