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록 건강하게 사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목표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치매, 만성 통증, 거동 불편,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가 찾아오는 것은 흔한 일이다.
습관만 고쳐도 노화를 막을 수 있다. AI 이미지.
물론 유전처럼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요인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매일 반복하는 생활 습관 역시 노화의 속도와 건강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한다. 무심코 이어온 습관이 오히려 건강하게 나이 드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꼽은 '장수를 방해하는 10가지 습관'을 살펴보자.
1. 예방 검진을 미루는 습관
미국 듀크 노화센터 소장 헤더 휘트슨 박사는 유방촬영검사, 대장내시경, 예방접종 등 정기적인 예방 진료를 놓치는 것은 장기적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그는 "자동차를 정기적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수명이 짧아지는 것과 같다"며 "몸도 꾸준한 점검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맞는 검진이 무엇인지 주치의와 상담해 보는 것이 좋다.
2. 사람들과의 교류를 끊는 것
미국 노스웨스턴 메디신 노인병학과 과장 리 린드퀴스트 박사는 사회적 관계가 뇌 건강과 수명 연장에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한다.
그는 "행복한 사람들과 많이 어울리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늘 스트레스와 불안을 주는 관계는 정신 건강은 물론 건강한 노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사회적 고립이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인지 기능이 저하된 사례를 언급하며 "사회적 고립은 노화 과정을 앞당기는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린드퀴스트 박사는 장수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으로 "매일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려 노력한다"는 점을 꼽았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좁아지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의식적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외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3. 나이가 들어도 약을 그대로 복용하는 것
젊었을 때 처방받은 약이 나이가 들어서도 계속 필요한 것은 아니다.
린드퀴스트 박사는 "40~50대에 시작한 약을 70~80대에도 그대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 약은 노인에게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부 항불안제는 기억력 저하를, 일부 수면제는 낙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복용 중인 약이 여전히 필요한지 정기적으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운동하지 않는 생활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휘트슨 박사는 "운동을 알약으로 만들 수 있다면 의료계가 크게 달라졌을 것"이라며 "기분 개선부터 체중 관리, 뼈와 심장, 뇌 건강까지 거의 모든 영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린드퀴스트 박사는 운동량을 얼마나 늘려야 하느냐는 질문에 단 한마디로 답했다.
"더 많이"
평소 걷기만 했다면 근력운동이나 댄스, 수영 등 새로운 운동을 추가해 몸에 다양한 자극을 주는 것이 좋다.
미국심장협회는 성인의 경우 매주 중강도 운동 150분 또는 고강도 운동 75분 이상을 권장한다.
5. 흡연을 계속하는 것
흡연은 폐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심장병, 뇌졸중 등 다양한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금연은 쉽지 않지만, 금연을 결심한 이유를 분명히 하고 의료진의 도움을 받으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6. 건강하지 않은 식습관
휘트슨 박사는 건강 수명을 늘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로 식습관 개선을 꼽는다.
그는 생선과 과일, 채소, 통곡물을 충분히 섭취하고 가공식품은 최소화하는 지중해식 식단을 추천했다.
린드퀴스트 박사는 "70~90대가 되면 식습관을 바꾸기가 훨씬 어려워진다"며 "젊을 때부터 건강한 식습관을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7. 수면을 소홀히 하는 것
수면 부족은 치매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고 스트레스와 우울감까지 악화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된다면 방치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휘트슨 박사는 "낮 동안 지나치게 졸리거나 배우자가 호흡이 멈춘다고 말한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인은 하루 7~9시간의 수면이 권장된다.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을 유지하고 카페인과 음주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8. 스트레스를 방치하는 것
스트레스 자체를 완전히 피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문제는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는 것이다.
휘트슨 박사는 인간은 실제 생명의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도 지속적으로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키며,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면역 기능이 떨어지고 혈압과 신진대사, 수면에도 악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필요하다면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스트레스의 원인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9. 노년의 삶을 미리 준비하지 않는 것
린드퀴스트 박사는 많은 사람들이 유언장이나 연명치료 여부는 고민하면서도 정작 노년을 어떻게 보낼지는 계획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죽기 직전이 아니라 그 이전 10~20년을 어떻게 살아갈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과 함께 살 것인지, 재택 돌봄 서비스를 이용할 것인지, 병원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할 것인지 등을 미리 상의해 두면 노년기에 자신의 의사가 존중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10.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않는 것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경제적 준비다.
휘트슨 박사는 "최근에는 저축한 돈보다 더 오래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90대 환자들 가운데 이렇게 오래 살 줄 몰랐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65세 은퇴 이후에도 30년 가까운 생활비가 필요할 수 있는 만큼, 중년부터 충분한 재정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은퇴 후 여행이나 여유로운 삶만 상상할 것이 아니라 그 기간을 어떻게 경제적으로 유지할 것인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강한 노화는 단순히 오래 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 충분한 수면, 활발한 사회생활, 스트레스 관리, 예방 검진은 물론 노후 생활과 재정까지 함께 준비해야 비로소 건강하고 안정적인 삶을 오래 이어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