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집권 연정의 대표적인 극우 정치인인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이 가자지구 주민들의 ‘자발적 이주 장려’를 명분으로 사실상 대규모 주민 축출 계획을 발표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 ⓒEPA=연합뉴스
벤그비르 장관은 3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자발적 이주를 위한 국가 실행 계획’이라는 제목의 20쪽 분량 문서를 통해 자신의 구상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초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오는 10월 27일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그는 계획 시행 첫해에 가자지구 주민 25만 명을 이주시키고, 이후 6년에 걸쳐 나머지 약 200만 명까지 사실상 모든 주민을 가자지구 밖으로 떠나게 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벤그비르 장관은 구체적인 국가명을 밝히지는 않은 채 일부 국가가 가자지구 주민 수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며 “이는 현실적인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이주를 장려해야 한다”며 “이 계획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자신들의 땅에서 강제로 쫓아내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네바협약은 점령지에서 민간인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행위를 전쟁범죄로 규정하고 있어, 해당 계획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스라엘 집권 연정의 대표적인 극우 인사인 벤그비르 장관은 최근 들어 가자지구 주민에 대한 대규모 살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팔레스타인 수감자 처형 시설 건설을 홍보했다. 이슬람 성지인 알악사 모스크 단지에 정착민들과 함께 들어가기도 했다.
여기에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달 16일 가자지구 인질 출신인 롬 브라슬라브스키의 팟캐스트에 출연해 “가자지구에서 표적 암살을 감행해 매일 밤 30~40명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즉각적인 위협이 되는 사람뿐 아니라 “‘살 가치가 없는 사람’도 포함된다”며 “그들을 인간이라고 불러주는 것 자체가 칭찬”이라고 말해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틀 뒤인 지난달 18일에는 자신의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사형이 확정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을 위한 교수대 단지가 건설 중”이라며 “피해자 가족들이 처형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참관석도 마련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1일에는 이스라엘 경찰의 호위 아래 예루살렘 구시가지의 알악사 모스크 단지에 정착민들과 함께 들어가 단지 내에서 유대교 기도 의식을 수행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유대인 성전 건립’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는 수십 년간 유지돼 온 해당 성지의 종교적 현상 유지 원칙을 훼손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받으며 팔레스타인은 물론 아랍권과 국제사회의 강한 항의를 불러일으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