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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미국-이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군수지원함과 해상초계기(잠수함·군함 등을 탐지·감시하는 군용 항공기) 등 군 전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파병 결정은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제대로 부인하지도 않고 있다. 미국의 '침략 전쟁'에 대한민국 국군 장병이 제물이 될 수 상황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재명 정부, 호르무즈 파병 준비 들어간 듯 :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우리 젊은이 제물로 바치나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 사진. ⓒ연합뉴스

4일 정치권 움직임을 종합하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 지원을 위해 P-8A 해상초계기와 해군 군수지원함 소양함, 폭발물처리부대(EOD) 등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청와대는 '결정된 것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청와대는 전날 밤 일부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언론 공지를 통해 "호르무즈에 파병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는 파병 가능성을 한층 구체적으로 열어두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취재진에게 "실질적 기여는 군사적 기여를 포함하는 것"이라며 "전투·비전투·수색 등 다양한 형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반도 대비태세에 큰 지장이 없는 범위라면 일부 군 전력을 해외에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도 함께 내놨다. 다만 정부가 이미 국회 파병동의안 제출 준비 단계에 들어갔다는 일부 관측에는 "아직 그 단계까지 가 있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는 이전에도 호르무즈 군 투입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14일(현지시각)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 중국, 프랑스, 영국 등을 직접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에 함정을 보내라고 공개 압박한 바 있다. 호르무즈를 통해 원유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해협 관리의 부담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우리 정부는 신중한 태도를 고수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3월17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SNS 메시지를 미국의 공식 파병 요청으로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도 "현재 실질적으로 전쟁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라며 아덴만에서 수행하는 기존 청해부대 임무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달 뒤에도 정부가 상정한 군 투입 시점은 기본적으로 '종전 이후'였다. 안 장관은 4월14일 전쟁이 끝난 뒤 호르무즈 해협에 다국적군이 구성되면 우리 상선을 보호하고 해협을 정상화하기 위해 한국군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전 뒤 선박 보호와 항로 정상화에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 호르무즈 파병 준비 들어간 듯 : '명분 없는 침략 전쟁'에 우리 젊은이 제물로 바치나
이재명 대통령이 5월17일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지난달부터 청와대 기류가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트루스소셜에 한국이 미국의 이란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느냐는 자신의 요구를 "사양했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한미연합훈련 비용 문제까지 함께 거론하며 미국 국방부에 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도 했다.

그러자 바로 다음 날인 17일 청와대는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군사적 기여 방안"을 미국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해온 '실질적 기여'에서 한발 더 나아간 표현이었다. 이후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기뢰 탐지·제거 전력 등 실제 투입 가능한 군사 자산들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문제는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란의 상호 교전을 벌이는 전쟁터라는 사실이다.

실제 미군은 1일 이란의 방공망과 레이더, 해상 군사자산 등을 겨냥해 대규모 공격을 벌였고 이란도 중동 지역 미군 시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했다. 미국과 이란의 직접적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이 호르무즈에 투입된다면 비전투 임무를 맡더라도 실제 교전이 진행되는 해역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 기뢰와 미사일, 드론 공격에 노출될 수 있는 데다 미국 등 다국적 전력과 함께 움직이는 과정에서 교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정치권에서도 반발이 시작됐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파병'은 정부가 절대로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헌법 제5조가 침략적 전쟁을 부인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왜 불법적인 침략 전쟁에 대한민국이 파병을 검토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대한민국 헌법 5조1항은 "대한민국은 국제평화의 유지에 노력하고 침략적 전쟁을 부인한다"고 못박고 있다. 미국-이란 전쟁이 명백히 침략전쟁이라는 점에서 이번 국군 파병은 헌법 위반이 된다. 

노정현 진보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침략전쟁에 파병이 웬 말인가"라며 정부의 호르무즈 파병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진보당은 비전투 임무부터 시작하는 '단계적 파병'에도 경계심을 나타냈다. 일단 군을 투입한 뒤 미국의 추가 요구가 이어질 경우 임무가 확대되고 결국 전투 참여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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