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임기가 만료되면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3일 페이스북에서 퇴임 의사를 밝히며 이재명 정부를 비판했다. ⓒ이석연 페이스북
이 위원장은 국민통합을 둘러싸고 정권과 자신의 생각이 달랐다며 정권에 충성할 의사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중도보수 통합을 상징하는 인물이었던 이 위원장이 정권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이 대통령의 보수통합에 금이 가게 됐다.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은 3일 페이스북에서 "저는 9월9일 자로 대통령직속 국민통합위원장직에서 물러난다"며 "지난 1년간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국민 각자가 지닌 다름과 차이를 인정하고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는 바탕에서 국민통합을 이루려고 나름 뛰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통합에 관한 이 정부의 생각과 철학이 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라며 "제가 다시 공직에 나선 것은 헌법에 충성하기 위해서지 정권에 충성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 대통령의 뜻에 따라 물러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자신의 직언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을 때 품었던 뜻을 제대로 펼치치 못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께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제가 그간 때로는 결례를 무릅쓰면서까지 말씀드렸던 직언을 국정운영 과정에서 그 편린이나마 반영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라며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물러나 송구스러운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 이 위원장은 여권과 자주 충돌했다. 대표적으로 지난 7월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올해 3월 국민통합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진정한 국민 통합을 하려면 국정 철학까지도 뛰어넘어야 할 때가 있다는 주장을 폈다.
이 위원장은 지난 8월18일 MBC 100분 토론에 출연해 이 대통령에게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공개 제안했다가 김민석 민주당 대표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이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헌법에 대한 무지 내지는 오해에 기초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조선일보에 "대통령이 당적을 이탈하는 것이 헌법에 어긋난다고 하는 건 그야말로 적반하장격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거듭된 충돌을 거친 이 위원장의 사퇴는 이재명 정부의 ‘중도·보수 확장 전략’이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관점에서는 자신과 정치적 기반이 다른 인사를 핵심 자리에 기용함으로써 통합 의지를 보여줄 수 있었지만 중도보수화에 대한 민주당 지지층 상당수의 거부감을 뚫어낼 만큼 이 위원장의 건의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앞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낙마나 5·18 민주화 운동 폄훼 논란이 벌어진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사퇴 등 다른 보수통합 인사들도 성공적이지 못했다.
정치권에서 대표적 중도보수 인사로 평가되는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 사퇴를 두고 "대통령의 실용이니, 중도 보수니 같은 말들이 얼마나 국민을 기만하는 말인지 이제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다"며 "선거 때 이용만 해먹고, 쓴소리는 절대 용납하지 않고 사람을 자르는 것이 '이재명식' 인사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