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전문가로 평가받아온 문재영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과 동시에 신흥시장 개척에 힘을 싣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문 사장이 택한 핵심 지역은 인도다. 2030년 세계 2위 건설장비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에 대규모 설비 투자를 나섰다.
이미 현지 굴착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할 만큼 안정적 입지를 구축한 HD건설기계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도 내수뿐 아니라 주변 남아시아 신흥국을 모두 공략한다는 구상을 세웠다.
문재영(사진) HD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첫해부터 인도에 투자를 결정하며 현지 건설장비 시장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그래픽 허프포스트코리아
◆ 인도 내수와 수출 모두 잡는다
9월4일 건설기계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DART)을 종합하면 HD건설기계 인도법인은 유상증자로 877억 원의 자금을 조달해 현지 사업 강화를 진행한다.
이번 유상증자는 제3자 배정 증자로 진행되며, HD현대사이트솔루션이 HD건설기계의 신주 1176만118주를 주당 7459원에 전량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HD현대사이트솔루션은 HD현대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 지주사다.
877억 원 가운데 약 478억 원은 인도 현지 산업차량 생산기지 구축에, 약 399억 원은 연구개발(R&D) 센터 구축에 사용된다. HD건설기계는 이번 생산기지 구축으로 2030년까지 연간 최대 5천 대 규모의 산업차량 생산체계를 갖추고, 인도 내수 시장은 물론 주변 신흥국으로의 수출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HD건설기계 관계자는 허프포스트코리아와 나눈 통화에서 "인도는 기존에도 주력하고 있던 성장률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이번 투자로 HD건설기계,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이의 시너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재영, 시장 개척 적임자로 평가
HD건설기계는 HD현대건설기계가 HD현대인프라코어를 흡수 합병해 2026년 1월 출범한 회사로, 문재영 사장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았다.
문 사장은 HD건설기계의 전신인 HD현대건설기계에서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HD현대인프라코어에서 건설기계사업본부장 부사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두 조직에 모두 몸담았다는 점, 영업 전문가로서 시장 개척을 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 점이 문 사장의 HD건설기계 취임 배경으로 꼽힌다.
정기선 HD현대 대표이사 회장은 2026년 1월 HD건설기계 출범식에서 "최고를 향한 HD건설기계의 열정이 차세대 신모델과 신흥시장 개척으로 옮겨지기를 응원한다"며 시장 개척을 강조했다.
문 사장은 2026년 1월 HD건설기계 출범 직후 '신년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주요 사업 전략 가운데 하나로 '인도 사업 강화'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수출 거점 역할도 하고 있는 인도법인의 공급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이번 유상증자는 목표 실행을 위한 첫 단계인 셈이다.
◆ HD건설기계, 성장하는 인도 시장에 올라탔다
세계 3위 규모인 인도 건설기계 시장은 정부 주도의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를 발판 삼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6년 4월 기준 인도 17개 중앙정부 부처·기관이 관리하고 있는 15억 루피(약 239억 원) 이상 규모의 인프라 프로젝트는 1981건, 전체 사업 규모는 42조7800억 루피(약 681조4854억 원)에 이른다. 디팍 셰티 인도 건설장비 제조협회(ICEMA) 회장은 2026년 5월 인도의 건설장비 시장이 현재 100억 달러(약 14조9011억 원)에서 2030년까지 147억6천만 달러(약 21조9940억 원) 규모로 성장해 세계 2위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성장세는 HD건설기계의 실적에도 반영되고 있다. HD건설기계의 2026년 2분기 연결기준 인도 건설기계 제품 잠정 매출은 1232억 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1009억 원보다 22.1% 늘었다. 인도 정부의 건설 관련 프로젝트가 이어지면서 하반기에도 안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굴착기 시장에서는 이미 주도권을 확보해 두고 있다. HD건설기계는 2026년 5월 인도 굴착기 시장에서 월간 점유율 20.5%를 기록해 영국 JCB(19.5%), 일본 히타치(18.4%)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HD건설기계는 굴착기 생산능력도 2026년 연간 9천 대에서 2030년까지 1만2천 대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판매·서비스망 강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전역에 6개 지사, 5개 지역사무소, 39개 딜러사를 갖춘 HD건설기계는 최근 인도 동부 콜카타의 부품유통센터를 새롭게 단장했다. 이를 통해 확보한 신속한 부품 공급·수리 역량과 넓은 공급망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는 방침을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