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막을 내린 가운데 광역단체장 12곳을 확보하며 지방 권력 교체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이른바 정청래 대표를 향해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한 해법과 책임 공방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차기 전당대회 주도권 싸움과 맞물리면서 당의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동시에 분출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눈을 만지고 있다. ⓒ연합뉴스
4일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성공으로 볼 수 없다면서 정청래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4선 중진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패배는 아닐지언정 실패는 맞다. (정권) 안정이냐 견제냐의 큰 구도는 피할 수 없는 것이었고 불리한 것도 아니었다. 대통령의 인기가 너무 좋았기에"라며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언사는 없다. 그것이 유감이다"고 지적했다.
초선인 조계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선거 패배와 (경기) 평택, 부산 북갑 보궐선거 패배는 아프게 다가온다"며 "지금까지 정청래 지도부가 이재명 정부를 제대로 뒷받침했는지,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기반으로 중도와 보수로 외연을 확장하여 지방선거와 보궐선거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는지, 이제는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다 직접적으로 정청래 지도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친명(친이재명)계 원외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도 같은 날 논평을 내어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당 지도부는 승리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선거를 마냥 승리로 평가하는 것은 민심을 오독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민주당 지도부의 깊은 성찰과 책임 있는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역시 정청래 지도부 '공격'으로 읽힌다.
이들의 주장은 선거 패배 또는 아쉬운 결과의 원인을 정청래 당대표한테서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다른 쪽에는 서울시장, 부산 북구갑 선거 패배의 원인이 민주진보 진영 지지층 결집 부족에서 찾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패배했지만 서울시 의원과 구청장 선거에서는 민주당은 대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서울시의원 118명 가운데 민주당은 87명이 당선돼 국민의힘(37명) 당선자 수의 두 배가 넘었다.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도 민주당 후보 당선이 17곳, 국민의힘 당선 8곳으로 민주당의 압승이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서울은 부동산 때문에 안 된다는 판단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랬다면 (시의원, 구청장) 선거도 다 졌어야 한다"며 "우리 지지자들이 다 결집되지 못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청래 당대표에 책임을 돌리는 것에 명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방선거 결과를 해석할 때 차기 당권경쟁과 연계시키키는 듯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이다. 당대표 출마가 거론되는 송영길 민주당 의원 등이 정청래 대표 책임론을 키우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은 5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진심으로 우리를 돌아보는 것이다"라며 "당대표와 지도부에게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하는 것이 최선인가"라고 주장했다.
박 당선인은 이어 "오세훈과 한동훈이 힘을 모아 장동혁의 국민의힘을 끝내고 보수를 재건한다면 결코 만만치 않은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민주당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반성하지 않고 지방선거 결과도 차기 당권투쟁과 연계해 아전인수식 이전투구를 보이면 민심은 급격히 차가워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선거 때부터 친명 친청 운운하더니 이제 본격적으로 대권을 겨냥한 당권투쟁이 시작된다"며 "대권을 겨냥한 전당대회로 내부 투쟁하면 총선과 대선 다 패배한다. 집권여당답게 지금은 토론하고 숙의해야 한다. 서로 손가락질은 쉽지만 국민은 항상 옳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KBS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의원들이) 사견으로 얘기하기 시작하면 논쟁화되고 정쟁화될 수밖에 없다"며 "선거 결과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는 전당대회에서 당원들에 의해 종합적으로 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하지 못한 원인으로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을 꼽는다. 보수 지지층 결집의 빌미를 제공하고 중도층까지 반감을 갖게 했다는 것이다.
공소취소 특검법 추진은 박성준, 이건태 민주당 의원 등 찐명(진짜 친이재명)을 자처하는 인물들이 주도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압승을 못한 것은 공소취소 특검 때문으로 보여진다"라며 "이미 국민의힘은 맞을 매를 다맞고 선거를 시작했는데 느닷없이 공소취소 특검을 들고 나온 민주당에 국민들이 역반응 한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