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조원철 법제처장에게 법원의 하급심 판결문 공개 확대를 주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참석자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2026년 2월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 신설·재판소원제 도입·대법관 증원)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법원의 판결문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는 시각이 많다. 이 대통령의 판결문 공개 확대 의지가 향후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제11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하급심 판결 공개를 안 하면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국민이 알 수가 없다"며 "법원에서도 전향적으로 (판결문 공개를) 검토할 것인데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판례 또는 행정 결정, 선례·관행 이런 것들을 원칙적으로는 우리 구성원들한테 다 공개를 해줘야 내가 어디에 맞춰 행동할 지를 판단하고, 또 어떤 행동이 과연 현행 우리 사회·법 질서 체제에 부합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지 않나"라며 "보기만 해라, 써가지 마라, 외워라 이게 뭔가"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행 제도는 판결문 공개에 지나치게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대법원 확정판결과 달리 1·2심 등 하급심 판결문은 대중에게 거의 공개되지 않거나 공개되더라도 지나친 비실명화 처리로 인해 앞뒤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다수다.
대한변호사협회가 2025년 11월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변호사 2096명 가운데 94.2%가 판결문 공개 범위를 현행보다 확대하는 데 찬성했다.
조원철 법제처장은 판결문 공개 현실에 관해 "지금 일산에 있는 과거 사법연수원 건물 내에서 그쪽 시스템을 이용해서만 검색을 해야 되고, 또 메모 자체도 불가능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사법개혁 3법'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읽힌다. 판결문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으면 판·검사의 자의적 법 해석을 처벌하는 '법왜곡죄'나, 잘못된 판결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재판소원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판부의 논리가 국민 앞에 투명하게 드러나야 법왜곡죄의 객관적 판단 근거가 마련되고, 재판소원을 청구할 명분도 명확해질 수 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금 (판결문 공개 확대)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법무실이 민사 판례 같은 전면적 공개와 관련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의 보고를 들은 이 대통령은 "개인정보 핑계를 많이 대죠"라며 "그렇기 때문에 그 부분(개인정보)을 어떻게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