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 유족이 "우리 딸을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피해자 A양'이 아닌 '17세 이채원'으로 기억해 달라"고 호소했다.
2026년 5월 7일 광주 광산구 신가동 한 장례식장에서 이채원양의 발인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세상을 떠난 이채원양의 아버지 이모씨는 "사건보다 이채원이라는 이름이 기억되고,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딸의 이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고 MBC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유족은 채원양의 방을 생전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옷걸이에는 교복이 걸려 있었고, 책상 위에는 교재와 학용품이 그대로 놓여 있었다. 블루투스 스피커에서는 채원양이 평소 즐겨 듣던 노래가 흘러나왔다.
아버지 이씨는 사건 당일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평소 채원양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는 자정 무렵이면 꼭 문자를 남겼지만, 그날은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아 불안한 마음이 커졌다고 한다.
지난 5일 광주에서 발생한 '광주 칼부림' 사건 피해자 이채원양의 초상화가 방 안에 놓여 있다. ⓒMBC 방송 화면 갈무리
이후 경찰로부터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처음에는 단순 교통사고인 줄로만 알았다고 한다. 딸이 강력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씨는 "채원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눈도 감지 못한 채 있었다"며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했다는 생각에 지금도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응급구조학과에 진학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채원양은 입시 상담을 직접 찾아다닐 정도로 꿈이 뚜렷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유족은 가해자 장윤기에 대한 강력한 처벌도 촉구했다. 이씨는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어머니 최모씨 역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은 결국 부모밖에 없더라"며 "저희가 딸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채원이가 잊히지 않도록 기억해 주는 것뿐"이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앞서 채원양은 지난달 5일 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한 대학교 인근 인도를 걷던 중 장윤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장윤기는 채원 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와 도움을 주려던 17세 남학생 A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광주경찰청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장윤기에 대한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이름과 나이, 얼굴 사진 등 신상정보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