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의 차세대 대형로켓 '뉴 글렌'이 시험 도중 폭발하면서 글로벌 우주산업 전반에 충격파가 번지고 있다.
미국 나스닥 증시에서는 우주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하면서 최근 이어져 온 '우주 랠리'에 제동이 걸렸고, 베이조스 의장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우주기반 데이터센터 구상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AI 이미지.
1일 블룸버그를 비롯한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블루 오리진의 뉴 글렌 폭발사고로 베이조스 의장의 우주산업을 향한 사업 잠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루오리진의 유일한 발사대 파괴, 우주기반 데이터센터 구상 차질 불가피
블루 오리진의 유일한 발사대가 미국 동부시각 2026년 5월28일 오후 9시경 뉴 글렌 1단 부스터의 엔진시험 도중 폭발로 파괴됐다.
이는 실제 발사를 앞두고 탑재 시스템을 점검하는 정지 연소시험 중 발생한 사고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복구까지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이 걸릴 것으로 분석돼 블루오리진의 우주사업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사고가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블루오리진이 '우주기반 AI 데이터센터'라는 원대한 구상을 현실화하는데 뉴 글렌이 핵심수단이었기 때문이다.
베이조스 의장은 2025년 10월 이탈리아 테크위크 행사에서 "10~20년 안에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할 것이다"며 "날씨의 방해가 없는 우주에서는 24시간 365일 태양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어 앞으로 지상데이터센터의 비용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한 바 있다.
블루오리진은 나아가 2026년 3월에는 약 5만1600개의 데이터센터위성을 저궤도에 배치하는 이른바 '테라웨이브' 위성통신망을 2027년 4분기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계획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에 내놓기도 했다.
이번 발사대 폭발은 2027년 테라웨이브 초기배치 일정에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여겨진다. 발사 수단이 없으면 위성도, 데이터센터도 구축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주사업의 경쟁사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스페이스X와 경쟁구도에 비춰 봐도 이번 폭발사고의 타격은 더욱 두드러진다.
스페이스X도 블루오리진과 마찬가지로 우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스페이스X의 경우 이미 수천기의 위성을 실전 운용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 사이 우주사업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블루오리진의 실패, 우주 관련 종목에 악영향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폭발사고 모습. ⓒ AFP=연합뉴스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폭발사고는 우주관련 종목 주가 전반에 악영향을 미쳤다. 사고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5월29일 나스닥 시장에서 우주관련 종목들은 일제히 폭락했다.
블루오리진과 직·간접적으로 협력관계에 있는 인튜이티브 머선스와 파이어플라이에어로스페이스는 각각 4.1%, 5.83% 하락했다.
문제는 블루오리진과 직접적 협력관계에 있지 않은 우주기업인 AST스페이스모바일(14% 하락)과 카먼 홀딩스(13% 하락)도 폭락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태를 '우주랠리에 대한 현실 확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주가하락이 블루오리진 자체나 협력사에 그치지 않고 우주산업 섹터 전반으로 번진 것을 두고 '우주산업의 내재적 위험'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로 읽힌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블루오리진의 실패가 우주섹터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블루오리진의 발사대 회복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걸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주시대의 본격적 개막을 향한 일정 전체가 지연될 수 있다는 시선이 힘을 받는 것이다.
미국 투자자문사 웰스얼라이언스의 에릭 디턴 대표는 블룸버그와 나눈 인터뷰에서 "우주관련 종목 상당수는 미래 수익을 기대로 급등해온 경향이 있다"며 "수익실현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생기면 투자자들이 매도할 경향이 나타날 수 있어 우주산업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